[결핵] 한국 안전지대 아니다…20,30代 많아

3월 24일은 국제 항결핵.폐질환연맹이 지정한 '세계 결핵의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결핵'을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의 '후진국병'으로 알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결핵은 세계적으로 매년 2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위세를 떨치고 있다. 단일 질병으로는 사망원인 1위다. 지난 200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결핵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6.7명으로 10대 사망 원인에 속한다. 결핵으로 연간 3천200여명이 숨지는 셈이다. 현재 국내 결핵환자는 약 22만명(인구 2백명당 1명꼴)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일본의 3.1배,미국의 16.6배에 달하는 수치다. 만성 전염성 질병인 결핵의 치료 예방법을 알아본다. ◆결핵 환자의 대부분은 20대와 30대=결핵은 결핵균이 체내에 들어와 저항력이 약화된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결핵균에 감염된 사람의 5∼15%에서 발병한다. 신체 모든 기관에 병을 일으킬 수 있으나 88% 이상이 폐결핵을 일으킨다. 우리나라도 결핵 환자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20대와 30대의 결핵환자가 가장 많은 전체 환자의 38.7%를 차지,후진국형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뇨 간질환 환자 감염 확률 높다=폐결핵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가래에 있는 균이 주위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 폐결핵을 전염시킨다. 인구 10만명당 매년 2백2명 꼴로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데도 폐결핵 환자에 대한 강제적인 규제가 없어 우리는 매일 결핵균에 감염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집안에 폐결핵 환자가 있으면 음식을 따로 먹고 그릇을 소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폐결핵은 공기로 전염되므로 음식을 따로 먹을 필요는 없다. 폐결핵에 걸리면 기침과 가래가 나오고 쉽게 피곤해진다. 또 밤에 식은땀이 나며 심하면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온다. 그러나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적어도 일년에 한번은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보는 것이 좋다. ◆6개월만에 완치 가능하다=폐결핵 치료는 대개 6개월 동안 항결핵제를 복용하면 완치된다. 치료를 시작한지 2주 후에는 전염력이 없어진다. 그러나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않고 중간에 중단하거나,약 종류를 마음대로 바꾸면 결핵균이 내성을 가져 치료가 어려워지며 약을 먹지 않는 것보다 못할 수 있다. 항결핵제는 1차약과 2차약으로 나눠지는데 1차약이 효과가 뛰어나고 독성도 적어 첫 치료에는 1차약이 처방된다. 1차약은 4가지로 아이나,리팜핀,에캄부톨,피라지나마이드 등이다. 하루에 한 번,아침식사 1시간 내지 30분 전에 먹으면 된다. 그러나 약을 멋대로 먹다가 내성이 생기거나 처음부터 내성이 있는 균에 감염이 됐을 경우에는 2차약을 사용한다. 2차약은 적어도 1년6개월 이상 먹어야 된다. 항결핵제에는 3차약이 없으므로 2차약이 마지막 치료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항결핵제는 간에 무리를 주므로 간기능을 점검하며 약을 복용해야 한다. 쓸데없이 몸에 좋다는 약을 같이 먹으면 오히려 간에 부담만 준다. ◆정부 차원의 관리 절실=폐결핵은 공기로 전염되는 전염병이다. 따라서 폐결핵 환자와 접촉을 하지 않으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폐결핵이 흔한 곳에서 결핵균에 감염되기 쉽다. 특별히 폐결핵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지만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있는 식사로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결핵은 공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본인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결핵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의사들은 강조한다. [ 도움말=권오정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