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 디자이너 바꼈다 ‥ 10년 그룹간판 톰 포드 퇴사로

구치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패션그룹 구치는 최근 톰 포드의 뒤를 잇는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알레산드라 파키네티(Alessandrea Fachinetti)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남성복 디자인 책임자는 존 레이(John Ray),액세서리 부문은 프리다 지아니니(Frida Giannini)로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간 그룹의 간판 스타로 활동해왔던 톰 포드가 작년 말 돌연 회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이후 패션업계는 누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이번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오른 세 사람은 모두 몇 년 전부터 톰 포드와 작업을 함께 해온 기존 구치 멤버. 한때 나르시스 로드리게스,알렉산더 맥퀸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그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구치그룹은 결국 스타급 대형 디자이너 한 명을 내세우는 대신 3명의 신예가 공동으로 이끄는 삼두마차 체제를 선택했다. 여성복 총괄을 맡은 알레산드라 파키네티는 프라다 디자이너로 패션계에 입문했으며 지난 2000년 10월 구치로 자리를 옮긴 이후 여성복 디자인을 맡아왔다. 섬유와 의류 구성(garment construction)에 뛰어나고 컬렉션 전체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관리와 조직에 대한 통제력이 뛰어나다는 평. 프리다 지아니니 또한 1972년 이탈리아 태생.로마의 패션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은 그녀는 재료 선택에 탁월하며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02년 9월부터 구치 피혁 제품의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해왔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존 레이는 당초 광고 회사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직업을 바꾼 케이스다. 1986년 런던의 센트럴 새인트 마틴스 스쿨에서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89년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에 입학해 남성복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96년 구치에 들어오기 전 캐서린 햄넷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설현정 패션전문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