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쓰야마] 3천년된 도고온천서 마음까지 씻는다

마쓰야마는 일본 시코쿠 북서부 에히메현의 현청 소재지다. 도시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인구가 50만명을 넘지 않고,예스런 분위기도 물씬 풍기는 곳이다. 그러나 온천과 문향(文香)이 짙은 곳이란 점에서 시민들의 자부심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온천의 천국 일본에서도 마쓰야마의 온천을 쳐주는 것은 도고(道後)온천이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도고온천은 일본서기에도 등장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온천으로,3천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다리를 다친 백로가 이곳 온천물에 발을 담근 뒤 말끔히 치료돼 날아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도고온천의 상징은 지은지 1백년이 넘은 도고온천본관. 공중온천탕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유서 깊은 건물로 그 자체가 볼거리다. 인근의 다른 호텔에 머물더라도 본관의 탕을 이용할수 있어,유카타를 입은 채 목욕용품을 담은 대나무 바구니를 들고 줄을 잇는 입욕객들로 넘친다. 온천단지 길가에는 누구나 발을 담그고 족탕을 즐길수 있는 시설도 있다. 본관과는 사뭇 다른 현대적 분위기의 쓰바키노유온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도고온천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오쿠도고온천호텔에서는 색다른 온천욕을 즐길수 있다. 열대정글 형태로 꾸며놓은 정글온천이 인기만점. 다양한 테마의 탕이 10종류나 돼 수질을 비교해가며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쓰야마에는 문학의 향기도 넘친다. 1천엔짜리 지폐에 새겨진 얼굴의 주인공인 나쓰메 소세키가 마쓰야마에서 문필을 다듬었다. 그의 소설 '봇짱'(도련님)의 무대가 바로 마쓰야마다. 시내 곳곳에 그의 자취가 남아 있다. 도고온천본관은 2층에 '봇짱의 방'을 두어 그를 기리고 있다. 도고온천역 앞 만남의 광장에 서 있는 시계탑도 '봇짱 시계탑'이다. 철따라 1시간 또는 30분 마다 시계 속에서 소설 봇짱의 주인공 인형들이 나와 노래하고 춤추며 인사를 한다. 근대 일본 하이쿠의 대가인 사다 오카시키도 이곳 출신이라고 한다. 시내 중심부의 마쓰야마성도 찾아보자. 평지에 있는 일본의 다른 성과는 달리 산 위에 자리하고 있는 성이다. 20∼30분 정도의 트레킹 코스가 나 있는데 케이블카나 리프트를 타고 오를수도 있다. 성 중앙 지상 3층 규모의 천수각에 오르면 마쓰야마 시내전경은 물론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상국립공원인 세토내해의 풍광을 감상할수 있다. 벚꽃이 어울린 풍경이 특히 아름다우며,야경을 첫손가락에 꼽는 이들도 많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