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등 특소세 한시 인하] 승용차 24일 인도분부터 혜택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또 다시 '감세(減稅) 카드'를 빼들었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서 월 3백억원씩, 연말까지 총 2천4백억원의 세금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줘 소비 심리를 진작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당초 약속한 특소세율 폐지가 아니라 '한시적인 인하'라는 점에서 오히려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은 일부 품목에서 인하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시한이 끝나는 내년 이후 판매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내 관련 법규를 손질, 상당수 품목의 특소세를 아예 폐지하는 등의 후속대책을 준비 중이다. ◆ 24일 이후 인도분부터 적용 특소세율 인하는 24일부터 연말까지만 시행된다. 24일 이후 사는 모든 제품에 인하된 세율이 적용된다. 자동차의 경우 주문을 24일 전에 했더라도 24일 이후 인수하면 인하된 세율이 적용된다. 이미 인도받았더라도 차량을 반품, 24일 이후 다시 받으면 역시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또 인수 시기가 올 연말을 넘기더라도 그 전에 주문, 12월31일 이내에 공장에서 출고되면 감면 대상이다. 대리점이나 판매점들은 재고품이라도 24일 이후 제품을 팔았다는 서류(판매확인서 등)를 갖춰 내달 10일까지 세무소에 신고하면 특소세를 정산, 환급받게 된다. 그러나 이번 세율 조정에서는 32개 특소세 과세대상중 7개 품목이 빠졌다. 에너지 세율체계 개편 대상인 6개 유류(등유, 중유, LPG부탄, LPG프로판, LNG, 부생연료유)와 이미 저율의 잠정세율(0.8%)이 적용되는 PDP-TV가 그것이다. 또 과세 대상이 '제품'이 아니라 '입장 장소'인 △골프장(1만2천원) △카지노(5만원, 강원랜드는 3천5백원) △경마장(5백원) △경륜장(2백원) △슬롯머신(1만원) △룸살롱 등 유흥주점(요금의 10%)도 특소세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 골프채 등은 인하 효과 더 크다 특소세에는 교육세(특소세의 30%)가 부가세로 따라 붙는다. 특소세율이 인하되면 더불어 부가세까지 내려가게 되는 셈이다. 배기량 1천5백cc짜리 아반떼 골드 승용차의 경우 대당 가격이 1천3백31만원에서 1천3백15만원으로 16만원 내려가게 될 전망이다. 8천8백50만원짜리 BMW 530(3천cc)은 2백4만원 정도(2.3%) 떨어진다. 농특세(특소세의 30%)까지 부가되는 골프클럽, 슬롯머신, 화장품, 고급가구, 고급모피 등 5개 품목의 가격 인하 폭은 더 커진다. 최근 인기 있는 혼마 'MM 45-8883S' 아이언 세트 골프채는 가격이 3백30만원인데 29만원(8.8%) 정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 특소세 폐지 시기에 관심 정부는 지난해 말 업무보고 때 연내 세법 개정을 통해 자동차, 에어컨, 유류를 제외하고 특소세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시장의 관심은 특소세율 인하가 아니라 폐지 시기에 몰리고 있다. 이종규 재경부 세제실장은 이날 "폐지 시기와 대상에 대해서는 앞으로 엄밀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기가 앞당겨지고 폐지 대상이 에어컨 등으로 더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실장은 "언제라도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실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 놓고 있다"고 말해 정책적 판단에 따라 오는 5월 말 17대 국회 개원 이후 바로 추진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