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위너지

미국 캘리포니아의 등뼈라고 할 수 있는 시에라네바다산맥 남쪽에는 세코이아 킹스캐년이 있다. 만년설로 뒤덮인 산으로 둘러싸인 이 곳에는 세코이아라고 하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가 있는데,높이가 2백70여피트나 되는데도 모진 강풍을 끄떡없이 버텨낸다. 그렇다고 뿌리가 깊이 박혀있는 것도 아니다. 뿌리들이 서로 얽혀 거대한 나무를 지탱해 주고 있어서라고 한다. 생존경쟁을 벌이는 회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조직이 경영목표를 향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을 때 외부의 저항을 이겨내고 영속성을 가짐은 물론이다. 신바람나는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예외없이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높고 사기가 올라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조직 구성원들의 생각이 오직 한 곳으로 모아져 조직이 추구하는 정렬된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회사경영에 종종 등장하는 '위너지(Wenergy)'는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위(We)와 시너지(synergy)의 합성어인 위너지는 "여럿이 함께 생각을 모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의미인데,역동적인 조직을 만드는 활력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 전문잡지 포천 등이 발표하는 '일하기에 가장 좋은 기업'을 하나하나 분석할 경우도 위너지를 원용하곤 한다. 위너지는 비단 회사만이 아닌 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관심분야가 같은 사람들을 모으고 주위에 조언자를 많이 두어 소위 '개인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면 시너지의 힘이 커지고 따라서 성공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성공의 관건은 창의성인데 성공의 가정교사 역할을 하는 위너지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란 얘기다. '공동사고'라고도 할 수 있는 위너지는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더 독창적이고 빠르고 혁신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딜레마에 빠질수록 위너지의 진가는 더욱 돋보인다. 경영이 어렵다면,아니 잘 나가는 기업이라 해도 위너지를 적극 활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위너지가 만능은 아닐지라도 세코이아나무 처럼 기업 장수의 비결이 여기에 숨어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