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임기 제도 .. 송자 <대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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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시작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끝내느냐'도 중요하다.
좋은 일을 많이 하고도 끝마무리를 못해 모든 것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자리에 따라 임기가 있다.
타의든 자의든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 그 조직은 불안정하게 마련이다.
기업도 최고경영자가 자주 바뀌면 성장과 발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최고경영자가 다른 나라 최고경영자보다 재임기간이 짧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사 임기가 3년인데,임기를 겨우 채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대학 총장도 한 번 임기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진국의 대학 총장이나 최고경영자들은 두 번 혹은 세 번의 임기를 채우는 것이 보통이다.
임기가 너무 짧거나 길어도 문제다.
한 사람이 한 자리에 얼마나 있는 것이 적합할까?
사람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가 적합할 것인가?'는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10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즉,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한 사람이 한 자리에 10년 이상 있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내가 미국에서 교수를 할 때,학교 총장이 10년이 되었다고 사표를 내고 물러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선진국 재단들의 경우,이사들이 3년 임기를 세 번 연임하면,반드시 그만두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권력이나 재물을 누리는 자리에 앉아 있으면 그만둔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유혹에서 사람을 자유롭게 하려면 10년 이내로 모든 것을 끝내는 제도를 확립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데,사람이라고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사람에게 자리를 깨끗이 물려주고,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좋을 것으로 본다.
임기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은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매우 중요한 변수다.
너무 짧게도 말고,또 길게도 하지 않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기준을 임기제도에 적용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시작과 끝을 멋있게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최소한의 임기에서 최대한의 임기가 보장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