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야마하 피아노시장 '격돌'

영창악기를 인수하면서 거대 악기업체로 재탄생한 삼익악기와 세계적인 악기종합메이커인 일본의 야마하가 국내외 악기시장에서 격돌한다. 삼익악기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외시장에서 야마하에 도전장을 낸 반면 야마하는 국내시장의 매출확대에 적극 나섰다. 야마하는 지난해 악기부문의 매출액이 5조2천억원에 달해 삼익악기와 영창악기의 매출 합계액의 약 26배에 이르는 거대기업. 하지만 삼익악기는 기존 어쿠스틱 피아노에서의 경쟁력과 영창의 디지털기술을 합칠 경우 피아노 등 주력제품에서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며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해외마케팅 강화하는 삼익악기=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의 피아노시장에서 지난해 삼익악기는 24%,영창악기는 9%를 점유했다. 양사의 점유율 33%는 야마하의 32%를 앞서는 것이다. 삼익악기는 이같은 점유율에 생산능력 확대,상품군 다양화,양사의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익악기는 영창악기 인수로 디지털피아노 연산능력이 기존 1만2천대에서 3만대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이는 영창악기 계열사인 미국 커즈와일의 생산력이 더해진데 따른 것이다. 특히 디지털 음원칩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커즈와일을 활용,야마하의 디지털피아노 시장을 중점 파고들 계획이다. 또 기존 피아노의 제품군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2002년 인수한 독일의 유명 피아노업체 벡스타인의 기술을 바탕으로 대당 1억원이 넘는 최고급 연주용 피아노를 독일과 한국에서 생산,미국과 유럽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영창악기의 중국 톈진 공장 등에선 보급형 제품을 제조,고가와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미국내 6백여개,국내 3백여개에 이르는 삼익악기와 영창악기의 유통점을 당분간 각각 운영하는 대신 유럽 동남아 중남미 등 35개국의 마케팅은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시장 공략 강화하는 야마하=야마하의 한국법인인 야마하뮤직코리아는 삼익악기와 영창악기가 시장의 95%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내 피아노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태세다. 허정 야마하뮤직코리아 고문은 "야마하는 세계적으로 품질과 브랜드를 인정받고 있고 가격경쟁력(가정용 피아노가 2백만∼6백만원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 국내 대리점을 1백여개로 확대했다"며 "또 전자악기 13개,관악기 7개,피아노 5개의 전문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전국에 개설하고 약 1백80명에 이르는 수리요원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브랜드와 품질 그리고 애프터서비스로 한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