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북미시장 공략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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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자동차가 북미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던졌다.
부도직전의 닛산자동차를 사상최고의 이익을 내는 회사로 전환시킨 카를로스 곤 사장이 북미시장 공략의 선봉에 섰다.
닛산자동차는 23일 곤 사장이 4월1일자로 북미사업을 총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곤 사장은 지금까지 맡았던 닛산의 12개 사업부중 북미사업 상품기획 인사 등 6개만 주력하고,일본과 중국관련 업무는 일본인 임원에게 넘겼다.
또 마케팅과 영업부문을 대폭 확대,해외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국내영업을 강화했다.
내년 닛산의 자본제휴 회사인 프랑스 르노의 최고경영자(CEO)도 겸임할 예정인 곤 사장은 이를 계기로 닛산의 최고 집행책임자(COO)에 일본인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닛산 운영은 99.9% 일본사람에게 맡길 것"이라고 공언했다.
◆닛산,북미시장에서 승부수=곤 사장은 성장잠재력이 큰 북미시장을 직할,경영목표인 '닛산180'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02년 발표된 '닛산180'은 2004년까지 영업이익률 8% 달성,부채 제로,판매대수 1백만대 확대가 골자로 판매량을 뺀 나머지 목표는 이미 달성한 상태다.
그동안 곤 사장이 맡았던 일본과 중국담당 임원에는 마츠무라 도모 부사장(60)과 시가 도시유키(50) 상무가 각각 임명돼,이들이 닛산의 최고경영자 후보로 부상했다고 일본언론들은 분석했다.
닛산은 지난해에 이어 3월 말 끝나는 2003회계연도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8.1% 증가한 8조5백억엔으로 혼다를 제치고 일본내 2위에 올라선다.
또 영업이익은 8천9백억엔에 달했다.
이익증가율은 8.5%로 도요타(3.2%)보다 높다.
◆성공비결은 '신상필벌'=이번 인사에서 일본 국내판매 담당이던 기타호라 유키오(57) 상무와 마케팅 담당인 도미이 시로(51) 상무는 일선에서 물러나 관심을 끌었다.
차기 CEO로 유력시됐던 두 임원의 갑작스러운 경질은 회사가 고수익을 내고 있지만 국내판매가 부진한 데 대한 문책인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회계연도 중 국내판매는 목표에 비해 3만대가량 부족한 83만7천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모두 2000년 4월 곤 사장이 취임하면서 그의 오른팔로 직접 발탁한 인물들이다.
올 춘투에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자동차 3사 중 유일하게 기본급을 올려준 곤 사장이지만,실적이 부진한 임원에 대해선 단호하게 책임을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