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기는 '强小株'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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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들이 새로 진출한 유망업종에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코스닥 종목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인터플렉스 엠텍비젼 서울반도체 레인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른바 '대기업 리스크'에 노출돼 그동안 주가가 크게 내리기도 했으나 대기업들과의 경쟁을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며 주가가 다시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삼성전기 등의 연성PCB(인쇄회로기판) 생산이 큰 악재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문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24일 "발표만 됐을 뿐 삼성전기 등의 제품 출시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며 "시장 자체가 워낙 커지고 있고 선점 효과도 있어 인터플렉스의 지배적 지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도 이날 "시장 1위업체인 인터플렉스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에 힘입어 인터플렉스는 이날 약세장에서도 3.71%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엠텍비젼도 퀄컴사의 신제품 칩이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퀄컴사의 제품이 카메라폰에 실제 사용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엠텍비젼은 실적호전이 지속되고 있어 주가 수준이 한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가는 5만2천원(매수)이다.
특히 외국인은 '퀄컴 리스크'로 주가가 하락하자 이달들어 거의 매일 엠텍비젼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10%포인트 이상 높였다.
엠텍비젼은 이날 2.04% 오르는 등 이 기간 30% 가까이 상승했다.
백색LED(발광다이오드) 생산을 시작한 삼성전기가 서울반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준승 BNP파리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본격적인 시장진입은 오는 3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백색LED는 일본산이 국내 시장의 대부분(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서울반도체가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국산화를 통해 함께 시장을 키워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
레인콤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MP3플레이어 사업강화에 따라 고조된 우려감이 점차 약해지는 모습이다.
홍종길 동원증권 연구원은 이날 "MP플레이어의 고성장 추세는 200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레인콤의 목표가를 14만4천원(매수)으로 제시했다.
동부증권 역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입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의 경쟁은 일반적으로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커다란 악재가 틀림없다"면서도 "그러나 인터플렉스 등은 이미 상당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확보한 채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사정이 다르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