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섹홀딩스 "하나銀지분 10% 매입 1대주주 되겠다"

싱가포르 국영 투자기관인 테마섹홀딩스가 하나은행 지분 10%를 인수, 1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제일 한미 외환은행에 이어 국내 3위의 대형 은행인 하나은행도 외국계 자본에 인수될지 주목된다. 금융 당국의 고위관계자는 24일 테마섹이 최근 금융감독위원회에 이같은 계획을 전하면서 은행법상 문제가 없는지를 질의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테마섹은 이미 알리안츠 등으로부터 하나은행 지분 3.5%를 장내에서 넘겨받은 상태다. 테마섹은 또 예금보험공사가 매각할 예정인 하나은행 지분 12.4% 가운데 6.5%를 추가로 인수, 지분율을 1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하나은행의 주주 구성은 알리안츠가 5.68%로 가장 많고 이어 동원그룹이 4.9%,포스코 3.2%, 코오롱 3.2% 등이다. 테마섹이 10%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사실상 하나은행 경영권을 좌우하는 위치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테마섹은 질의서에서 자신들이 은행법상 '금융자본'에 해당하는지를 물었다. 현행 은행법상 금융자본의 경우 은행 지분을 10%까지 살 수 있지만 비금융자본은 4%를 초과할 수 없다. 따라서 금감위가 테마섹을 금융자본으로 인정해 주지 않으면 테마섹은 하나은행 지분을 4% 이상 취득할 수 없어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 테마섹은 이번 지분 인수의 법률상 주체가 자신들의 손자회사인 '아시아파이낸셜홀딩스'라면서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은행에만 투자하고 있으므로 금융자본으로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감위는 그러나 테마섹과 그 자회사, 손자회사인 아시아파이낸셜홀딩스 등을 동일 회사로 볼 경우 '비금융자산이 2조원을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에 위배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뉴브리지캐피털 칼라일펀드 론스타펀드 등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문호를 개방했던 정부가 세계적 투자기관인 테마섹을 거부한다면 형평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어 금감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인식ㆍ최철규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