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그룹, 한국.대만 '관찰대상' 포함 .. 37~50억불 유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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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이 FTSE의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FTSE그룹은 24일 한국과 대만 증시를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의 전 단계인 '임시 관찰대상(provisional watch list)'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FTSE그룹은 오는 9월 한국 증시에 대한 검토결과를 1차로 발표한 뒤 내년 3월께 편입여부를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관찰대상' 효과만으로도 외국계 자금을 신규로 끌어들일 수 있어 증시 부양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최대 연기금 위탁 운용사인 헤르메스펀드가 올들어 삼성물산 현대해상 새롬기술 등을 선취매한 게 그 예라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우량주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선진국 지수 편입까지는 1년여의 기간이 남아있어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관찰대상'은 편입 수순밟기
증시 전문가들은 FTSE그룹이 한국을 관찰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사실상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수순밟기'로 보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과거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관찰대상에 포함시키면 6개월에서 1년여의 기간을 거쳐 선진국 지위로 격상시켰다"며 "한국도 내년 3월로 예정된 FTSE 지수조정위원회에서 선진국 지수 편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FTSE그룹의 자회사인 FTSE 아시아·태평양의 폴 호프 사장이 26일 증권거래소를 방문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37억∼50억달러 신규 자금 유입 가능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FTSE 효과가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신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FTSE 선진국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규모는 대략 35억∼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일반적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FTSE 지수 편입은 곧 국내 기업들이 선진국 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형 우량주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그는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SK텔레콤 SK㈜ 현대모비스 한국전력 LG전자 S-Oil 기아차 KT 삼성SDI 한국가스공사 KTF 등을 수혜가능 종목으로 꼽았다.
반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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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SE지수란 ]
FTSE그룹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 설립한 기관으로 유럽계 자금의 투자지표 역할을 하는 국제 금융지수인 FTSE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이머징마켓지수로 분류돼 있다.
FTSE지수는 미국계 자금이 투자지표로 삼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지수와 경쟁 관계에 있으며,관련 자금규모가 2조5천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유럽기관의 투자유치가 가능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