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자칫하면 失明…시야 흐릿하면 의심

시력을 잃게 할 수 있는 황반변성을 앓는 환자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병원 안과에서 황반변성으로 진단된 환자는 지난 2000년 2백23명에서 2002년에는 4백16명으로, 세브란스병원은 같은 기간 중 1백30명에서 4백33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서구에서는 황반변성이 성인 실명 원인 1위에 오르고 있다. 녹내장, 당뇨 망막병증과 함께 실명 3대 원인의 하나인 황반변성의 증상과 치료 방법 등을 알아본다. ◆ 젊은 층에서도 발생 =황반은 안구의 뒤쪽 망막에 위치해 있으면서 시력과 관련된 세포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이 황반이 변성을 일으키면 시력을 잃기 쉽다. 그러나 황반변성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아직까지 없다. 황반변성이란 쉽게 말해 황반이 산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눈에는 산소가 풍부해서 환경 오염, 자외선 노출 등 여러 가지 유해 환경 요인들과 결합해 '과산소기'라는 반응성 산소화합물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바로 눈의 세포와 조직에 손상을 일으킨다. 과산소기에 의해 공격받은 조직이 침전물로 쌓이게 되면, 눈의 영양 공급을 막게 되고 시세포가 점차 힘을 잃어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서울대병원 안과 정흠 교수는 "황반변성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화, 서구식 식생활, 흡연, 자외선, 고도근시 등이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야가 흐릿하면 의심해야 =안타깝게도 황반변성 초기에는 전혀 자각 증상이 없다. 질환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발견돼 시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주요 증상으로는 △글자체가 흔들려 보이고 △직선이 굽어보이며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생기고 △그림을 볼 때 한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으며 △시야가 흐릿하고 검거나 빈 부분이 있으며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거나 색이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다. ◆ 시력 저하 방지가 치료 목적 =황반변성은 크게 습성과 건성으로 나눌 수 있다. 망막의 광수용체 및 세포들이 죽는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다. 하지만 건성은 시력 저하가 아주 서서히 진행되므로 실명될 위험이 습성에 비해 낮고, 항산화제를 복용하면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황반 아래쪽에 새 혈관이 생기는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레이저나 약물 치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황반의 기능이 급속히 손상돼 시력이 급속히 나빠지며, 빠르면 2개월∼3년 사이에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 습성의 경우 보통 사물이 정상보다 크거나 작게 보이며, 직선이 반듯하게 보이지 않거나 휘어보이며,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기가 힘들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 아연과 비타민C,E가 예방에 도움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서는 아연과 비타민 C,E 등의 항산화제 섭취가 권장된다. 망막은 사람 몸에서 가장 산소 소모량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이다. 또 눈에 들어오는 자외선을 막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외선 축적 또한 황반변성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비교적 초기에 발견하면 레이저 시술 등으로 더 이상의 진행을 막아 실명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0세 이상은 1년에 한차례 검진을 받는게 좋다. 특히 55세 이상은 가끔 30㎝ 정도 거리에 신문지를 놓고 한쪽 눈을 번갈아 가리면서 시험해 보는게 좋다. 한쪽 눈을 가렸을 때 글씨가 뚜렷이 보이지 않고 굽거나 뿌옇게 보인다면 황반변성 등 안과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 황반변성 자가진단법 황반변성은 암슬러 격자를 이용하면 스스로도 쉽게 진단해 볼 수 있다. 암슬러 격자를 눈 앞에서 30cm 정도의 거리에 두고, 한 쪽 눈을 가린다. 암슬러 격자를 봤을 때 선이 곧게 보이지 않거나, 네모 칸이 다르게 보이거나, 비어 있는 부분이 있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