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대표 사퇴 고심‥ 민주 최대고비

초읽기에 들어간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진로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가 사퇴하면 추미애 의원을 위원장으로하는 비대위가 출범하게 되지만 조 대표가 사퇴를 거부할 경우 민주당은 최악의 분당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당장 심재권 대표비서실장이 사퇴했고 선대위 구성이 무기 연기되는 등 당이 표류하고 있다. 조 대표를 26일 오전 접촉한 강운태 전 사무총장은 "조 대표는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하면 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 깊은 고뇌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가 당초 사퇴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에서 후퇴,사퇴여부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조 대표는 당초 사퇴불가입장이 확고했으나 불과 이틀사이에 자신의 퇴진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납득할 수 없는' 현실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며 공천반납을 결의한 총선출마자가 이틀전 10여명에서 이날 현재 수도권과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84명으로 불어나고 당초 지원군이던 중진들까지 상당수 등을 돌리고 있다. 설훈 의원은 "27일 정오까지 조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탈당하고 불출마하겠다"고 밝혔고,고진부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 대표는 당선이 유력한 서울 지역구를 포기하고 불모지인 대구출마라는 결단까지 한 자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우는데 대해 참담한 심경을 주변에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인 김금지씨는 "조 대표가 언제나 (정치인으로서) 칭찬만 받다가 처음 맞닥뜨린 현실에 무척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조 대표는 사퇴여부와 함께 모양새도 고민하고 있다는 전문이다. 조 대표의 단호한 성격상 대표직을 떠나는데 그치지 않고 아예 정계은퇴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 의원의 압박도 이어졌다. 추 의원은 이날 "조 대표가 상황을 굉장히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람들이 대표를 에워싸고 있어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고 일부 당권파를 겨냥했다. 추 의원은 "탈당은 잘못된 것"이라고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재창·최명진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