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높고 長期상환도 부담 ‥ 모기지론 출시 이틀째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장기주택저당대출)에 대한 시장의 첫 반응이 예상외로 시큰둥하다. 모기지론 출시 이틀째인 26일 각 금융회사 창구는 문의전화만 평소보다 늘었을 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주택 경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게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지적했다. 또 금리가 다른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비해 다소 높은 점과 장기간 빚을 안게 되는데 대한 부담감도 모기지론 신청에 신중을 기하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모기지론 판매 첫날인 지난 25일의 판매실적은 총 6백80건 3백억원에 그쳤다. 전국 9개 금융회사의 6천7백여개 영업점에서 동시에 취급한 대출상품 치고는 적은 편이란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이 자체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신한장기모기지론'의 경우 현재 하루에 2백억∼3백억원씩 대출이 나가고 있다. 우리은행 영업부의 이원주 부부장은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오긴 했지만 실제로 은행을 방문해 대출신청을 한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부동산경기 침체를 반영하는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국민은행 대출 담당자는 "채무가 장기화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모기지론 금리가 연 6.7%인 반면 고객들이 일반대출을 받을 때 적용받는 금리는 5%대"라며 "소비자들이 금리의 유ㆍ불리도 꼼꼼히 따져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부 은행에선 모기지론의 취급수수료가 적다는 이유로 모기지론 대신 자행 대출상품을 권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한편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을 취급하지 않는 신한은행 조흥은행 한미은행 등은 자체 대출상품 판매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조흥은행은 오는 6월말까지 '주택담보대출 증대운동'을 전개해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5천억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조흥은행과 공동으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