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집 그맛] 창동 일식집 '아오야마' .. 고급 연어ㆍ광어ㆍ농어회 등
입력
수정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일식집 '아오야마(淸山)'는 조그만 식당에 불과하지만 내놓는 음식들이 고급스럽고 기품 있다.
일부러 찾아갈 만큼 눈에 띄지는 않지만 한번 음식을 먹어본 다음에는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할까.
이 곳에 들르면 여러번 놀라게 된다.
일단 값이 저렴하다.
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스페셜 메뉴'가 8만원이다.
강남 등지의 고급 일식집들이 1인당 10만원을 훌쩍 넘는 것에 비하면 무척 싼 편이다.
방바닥에 앉아야 하고 옆에 앉은 사람들의 말소리가 다 들려 시끌벅적한 점을 감안해도 비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상차림을 보고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전복죽 다음에 회가 나오는데 두툼한 회가 싸구려 인상을 확 지워버린다.
연어 광어 농어 도미 등이 푸짐하게 나온다.
주인 박정기씨(40)는 "1㎏ 4백g 이상짜리만 횟감으로 사용한다"고 말한다.
이어 해산물이 나오는데 해삼 개불 참소라 성게 키조개 멍게 등이 싱싱한 게 맛도 깔끔하다.
거의 당일 받은 것들이란다.
사이드 메뉴도 압권이다.
사이드라 해서 대충대충 내놓지 않고 정성스런 일품요리를 서비스한다.
연어를 푹 고아서 낸 기름으로 만든 '연어묵'은 어디에서도 먹기 힘든 음식.참치조림과 도미찜 등도 먹음직스럽고 새우젓 국물에다 해산물을 넣어 만든 계란찜도 맛있어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낸다.
참치를 탕수육처럼 만든 것이나 해물볶음을 중국식으로 만든 것 등 나오는 음식마다 입을 즐겁게 한다.
거기에 병어 삼치 장어 연어 등의 구이를 큰 접시에 내놓으면 '이래가지고 남는 게 있나' 싶다.
구이도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이자카야(선술집)'에서 먹는 것보다 낫다.
코스 메뉴에는 없지만 세꼬시 무침(2만5천원)은 일본산 조미료를 사용해서 버무리는데 고소한 게 그만이다.
회접시에 조금만 달라고 하면 내준다.
계절에 따라 이런저런 해산물들도 선보여 즐겁게 한다.
박 사장은 직장을 다니던 시절 1주일에 2∼3차례 일식을 즐기는 '일식 마니아'였다.
1년 전 7개 테이블로 문을 열어 최근에 10개 테이블로 늘렸다.
주차하기도 어렵고 자리도 비좁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02)999-1555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