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 개발현장을 가다] 낙후시설 교체 '망치소리'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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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공업기지 육성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지린성.
중국내 조선족 2백만명 가운데 절반이상인 1백14만명이 거주하는 곳이다.
올들어 이곳에선 자동차에서부터 석유화학 철강 옥수수 가공에 이르기까지 낙후된 시설을 선진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중국 중앙정부가 경기과열을 우려해 과잉투자 억제에 나선 상태지만 지린을 비롯 랴오닝 헤이룽장 등 동북3성에 대해서는 금융 및 세제지원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3성을 신흥 공업기지로 변모시켜 '균형성장'을 가속화시키겠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구상이다.
중국 최대 옥수수 생산기지이기도 한 지린성은 국내총생산 대외교역액 등의 경제지표를 놓고 볼 때 중국에서 중간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 정부의 과잉투자 억제도 비껴간다=지린시에서 미니버스를 생산하고 있는 이치지린은 도장라인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오는 2006년까지 생산능력을 2배 수준인 연간 20만대로 확충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도장라인 확충에 필요한 자금은 무이자 은행대출로 확보했다.
올 들어 시작된 동북3성 금융지원 대상에 선정된 덕분이다.
공장 한쪽에는 독일 폭스바겐의 T4형 상용차 생산라인이 새로 설치되고 있다.
지린성은 지역 경제의 35%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을 키우기 위해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이치 본사가 있는 창춘과 지린을 자동차 도시로 육성,오는 2005년까지 연간 1백20만대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린성의 장다송 대외경무경제합작청장은 "자동차 석유화학 농산품가공 의약 전자공업을 5대 지주산업으로 키워 지린성을 7년내 신흥공업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린성은 이미 3백19억위안(4조4천6백60억원)이 투입되는 90여개 프로젝트에 대해 중앙 정부의 금융지원을 받기로 했다.
과잉투자에 따른 자원파괴 논란도 이곳에서는 없다.
지린시의 샤오완민 부시장은 "동북지역은 전기가 충분하고 철강생산의 원료산지인데다 국유기업의 남아도는 생산라인을 외자나 사영기업과 합작 개조하기 때문에 투자 과열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외자유치 위해 국유기업 전면 개방=장다송 지린성 대외경무청장은 "4월20일께 1백60여명으로 이뤄진 투자유치단이 한국을 방문할 때 외국에 (경영권을) 완전히 넘길 수 있는 국유기업 리스트를 갖고 간다"고 말했다.
물처리는 물론 폐기물처리 등 공공시설을 운영하는 국유기업도 해당된다.
지린성은 국내외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경제에서 차지하는 국유기업 비중을 80%에서 5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장 청장은 "SK그룹과 한약생산기지 건설을 협의 중"이라며 "전자정보 철강 자동차부품 백두산관광지 개발 등에도 한국기업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란쥔 시장은 "한국의 석유화학 업체와 투자유치를 협의 중"이라며 "외자유치를 중개하면 유치액의 1%를 장려금으로 주는 제도도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지린성은 올해 한국은 물론 일본 독일 호주 러시아 등에도 대규모 투자유치단을 보낼 예정이다.
창춘·지린=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