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컴, 휴대폰로열티 韓-中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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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전송방식인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퀄컴이 한국 업체들에 중국 업체보다 높은 로열티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퀄컴이 그동안 한국업체에 최혜 대우를 해주겠다던 약속과 다른 것이어서 관련 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업계가 입수한 퀄컴과 중국 휴대폰 메이커 A사간 계약서에 따르면 중국 업체가 지불하는 로열티는 내수의 경우 판매가격의 2.65%,수출의 경우 7%이다.
한국은 내수 5.25%,수출 5.75%를 적용받고 있다.
중국 업체가 퀄컴에 내는 로열티는 내수의 경우 한국의 절반에 불과하고 수출의 경우는 다소 높게 책정돼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은 계약 후 3년이 지나면 수출물량에 따라 로열티를 적게 내도록 계약을 맺었다.
A업체의 경우 분기별 수출물량이 10만대 이상이면 5%,6만6천∼10만대 미만이면 5.25%를 로열티로 지불하게 돼 한국 업체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2001년에 퀄컴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올해부터 5%대의 낮은 수출 로열티를 적용받게 된다"며 "중국 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우리 업체들은 경쟁력이 더 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퀄컴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은 2001년 이후 한국 정부의 로열티 인하 요청에 대해 "한국업체에 최혜 대우 의무를 이행해 왔다"는 입장만 되풀이 해왔다.
1995년 이후 퀄컴이 한국에서 받아간 로열티는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지난 96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CDMA를 상용화하는 등 CDMA 기술 확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며 "퀄컴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한국 기업들과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