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 이기는 고추 개발 .. 금호생명硏 김영순 박사팀

형질전환을 통한 유전자 이식 기법을 활용해 탄저병에 견딜 수 있는 고추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개발했다. 탄저병은 곰팡이로 인해 열매를 썩게 하는 것으로,한국에서는 해마다 노지 고추의 10% 이상이 감염돼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소장 송필순) 김영순 박사(사진) 팀은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과 금호석유화학의 지원을 받아 고추 탄저병에 저항력을 높일 수 있는 고추 유전자 PepEST를 발굴,활용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박사 팀은 붉은 고추의 경우 내부에 들어있는 PepEST라는 유전자가 곰팡이를 퇴치시켜 탄저병에 걸리지 않지만 푸른 풋고추에서는 이 유전자의 산물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탄저병에 쉽게 걸리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팀은 이에 따라 PepEST 유전자를 푸른 고추 새포핵 내 유전체에 삽입해 형질 전환된 고추를 만들었으며 이 고추에 탄저 병원균을 접종한 결과 저항성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는 이 고추 유전자를 국내외에 특허 등록했으며 국제적인 각종 학술지에도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김영순 박사는 "이번 유전자의 발굴 및 이식이 약 1조원대에 이르는 국내 고추시장은 물론 국제 종자 시장에서 기술 및 시장 경쟁력을 증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PepEST 단백질은 생물농약으로는 물론 새로운 단백질 항균 제제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