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속도조절이 안된다 .. 올 7% 목표불구 상반기 9% 전망


중국 경제가 올 상반기에도 9%대의 '고공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정부가 성장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고정자산 등에 대한 투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치우 샤오화 부주임은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한 올 상반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를 밑돌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9.1% 성장했으며,작년 4분기에는 성장률이 무려 9.9%에 달했다.


치우 부주임은 "중국 정부는 '과잉투자→경기과열→물가상승→공급과잉→버블붕괴→경기급락'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올 성장률 목표치를 잠재성장률보다 2∼3%포인트 낮은 7%로 잡고 있다"면서 "하지만 투자가 줄지 않고 농업 및 서비스 부문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올해 중국 경제는 8%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브레이크가 없다=중국 정부는 지난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성장속도 조절에 나서기로 선언한 후 투자억제 및 통화 긴축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에도 철강 등 주요 산업부문의 신규 투자를 자제토록 종용하고 있으며,금융권의 대출조건도 강화해 통화량 축소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경기지표는 중국이 여전히 경기과열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 1∼2월 중 고정자산투자는 무려 53%나 급증,작년부터 시작된 투자 러시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월평균 17%에 그쳤던 산업생산 증가율은 올 1월 19.1%로 확대되더니,2월에는 23.2%로 늘었다.


수출도 부가가치세 환급 등 수출 장려책을 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증세가 이어졌다.
지난 1월 19.8%이던 수출 증가율은 2월에는 39.5%로 급등,지난해 평균(34.6%)을 웃돌았다.


◆경기 연착륙 가능한가=중국 정부가 경기 연착륙을 유도할 마땅한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때문에 중국 경제가 속도 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과열 경기를 냉각시키기 위한 금리인상은 정부 재정을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


중국 정부의 부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30%에 육박하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도 내수 경기를 둔화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중국의 주요 수출업체가 외국인 투자 기업임을 감안할 때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WSJ는 "단기적으로는 수출업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선에서 위안화를 점진적으로 평가절상해 국내통화 공급을 줄여야 한다"며 "아울러 해외투자 자유화를 통해 중국으로 집중된 자금이 외국으로 분산되도록 하는 것도 통화량 축소의 한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