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불구 유가는 되레 하락 "왜?"

이라크를 제외한 10개 OPEC 회원국 석유장관들은 지난 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2월에 합의한 '하루생산쿼터 1백만배럴 축소'를 이달부터 강행키로 최종 확정했다. 감산시기 연기를 놓고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OPEC내 지분(쿼터)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의 '강행' 목소리가 쿠웨이트 알제리 카타르의 '연기' 주장을 눌렀다. 국제유가는 예상외로 움직였다. 감산결정 하루 전날 수급불안감이 확산되면서 3% 가까이 급등했던 유가는 OPEC측의 공식발표가 나오면서 하락세로 방향을 바꿨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5월물은 전일보다 배럴당 49센트(1.4%) 하락한 35.76달러에 마감됐다. 런던석유거래소의 브렌트유는 94센트(2.9%)가 급락,하락폭이 더 컸다. '감산확정→유가하락'이라는 다소 상충된 상황이 전개된 것은 무엇보다 OPEC의 감산이 예정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2월10일 쿼터축소 합의 이후 3월 말까지 WTI 선물가격은 9% 급등했다. 현재의 유가에 이미 감산요인이 반영돼 있는 셈이다. 석유수요가 집중된 북반부가 봄철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감산카드 약발을 상쇄시킨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OPEC의 감산 확정으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투기세력의 기세가 주춤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WTI 가격 중 6달러 정도는 수급보다는 투기요소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OPEC측이 감산확정과 함께 추가감산까지 시사한 것은 이런 요인들을 감안,추가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