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테크] 첨단기술 교류 가속도 붙는다


경부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한국과 프랑스 양국간 협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프랑스 기업들의 한국내 투자와 산업협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생명공학 신소재 정보통신 기초과학 등 분야에서의 기술교류도 한층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4월6~8일 열리는 '한불테크 2004' 전시회 역시 이러한 양국관계를 업그레이드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수아 데스쿠엣 주한 프랑스 대사는 "한국과 프랑스의 협력은 단순한 교역 및 투자대상국 차원을 뛰어넘어 전략적 사업 파트너로서의 의미가 크다"며 "프랑스는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정보통신 전자 업종에서 프랑스를 유럽 시장의 관문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ㆍ프랑스, 전략적 사업 파트너


프랑스 기업들은 지난 62년부터 한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왔다.


처음에는 기업간 합작 등의 형태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국내 회사를 직접 인수ㆍ합병(M&A)하는 등 진출 형태와 업종이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프랑스 기업은 까르푸 로레알 에어프랑스 등 총 1백60여개사에 달한다.


2000년대 들어서만 르노자동차를 비롯해 통신회사인 알카텔, 시멘트 건설자재 회사 라파즈 등 20여개 회사가 직접투자 형태로 한국 시장에 진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프랑스 기업의 매출은 연간 80억달러에 이르며 직간접적으로 3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 한국 경제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성종합화학과 프랑스 토탈그룹의 화학부문인 아토피나가 합작, 삼성아토피나를 설립한 것은 대표적인 기업간 협력 사례로 꼽힌다.


삼성아토피나는 충남 대산 15개 공장에서 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 합성수지와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종합 화학회사로 급성장하고 있다.


유리 생산업체인 한글라스는 지난 98년 프랑스 상고방그룹으로부터 자본 및 기술을 이전받아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생산ㆍ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상고방그룹의 세계적 네트워크를 활용, 해외 수출시장 개척에도 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세계적 타이어 업체인 미쉐린은 지난 91년 미쉐린코리아를 설립, 전국 2백30여곳에 '딜러 유통망'을 구축해 국내 영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대규모 할인점 까르푸는 국내 유통업계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프랑스의 대표적 방위산업 업체인 탈레스는 지난 2000년 합작사인 삼성탈레스를 설립, 선진 방위기술 보급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프랑스와 남다른 협력 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항공기를 세계에서 첫번째로 구입, 운항을 개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도 차세대 초대형 항공기 A-380의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에어프랑스사와는 항공동맹 스카이팀을 공동 창립,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 첨단기술 협력으로 시너지 창출


최근 들어서는 한국과 프랑스의 과학기술 협력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국 정부는 지난 2002년 과학기술 공동위원회를 설립, 정보통신 나노기술 항공우주 에너지 환경 등 첨단 분야에 대한 기술협력을 강화해 왔다.


또 과학기술협력 기금도 설치,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생명공학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는 '게놈에서 신약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올초 국내에 연구소 분소를 설립,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 정부도 파스퇴르 연구소를 단기간에 세계적인 연구소로 키우기 위해 향후 10년간 1억유로의 연구비와 우수 인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월 세계 최대의 전력회사인 프랑스전력공사와 원자력발전소 운영ㆍ정비ㆍ설비개선 등 16개 분야에 대한 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핵발전 장비업체 프라마톰은 국내 원자력 발전소 건립에 적극 참여해 왔으며, 기술 및 자본 투자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