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 제2공장을 잡아라" ‥ 영암·포항·中옌타이 3파전

'현대미포조선을 잡아라.' 현대중공업에 이어 세계적인 조선업체로 부상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의 제2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지자체와 중국간 치열한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다. 5일 울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울산 동구 화정동에 위치한 현대미포조선은 넘쳐나는 해외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추가 공장부지를 울산지역 내에서 구하지 못해 포항과 영암, 중국중 한 지역을 최종 선정해야 할 처지다. 현대미포조선은 1년 전부터 현재의 공장부지(약17만 평)로는 선박건조용 블록제작과 자재 야적에 큰 어려움이 있어 당초 1.5km 떨어진 울산 장생포 해양공원 부지 3만여평을 7년간 임대키로 했었다. 이 회사는 재원부족으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해양공원 부지를 연간 7억원에 임대하면 연 3천억원의 매출과 1천여명의 고용효과를 내 이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주민반응은 오히려 정반대였다. 이곳 주민들은 공원외 어떤 용도로도 해양공원을 내줄 수 없다며 거세게 반대하는 바람에 이젠 타지역 이전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울산시도 지역기업을 내쫓을 수는 없다는 기본 입장만 세웠지 여론 수렴작업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결국 현대미포조선의 제3도시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같은 사정이 알려지자 전남 영암군과 포항시가 이 회사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영암군은 "미포조선 관계자들이 올들어 두차례나 대불산업단지를 방문해 연약지반 처리와 다리 안전도문제 등을 검토하는 등 입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암군은 대불산단은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과 신산업철도, 무안국제공항, 신외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이 단계별로 추진되는 등 타지역에 비해 매우 유리한 투자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뒤질세라 포항시도 미포조선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항시는 미포조선의 철강 원자재 대부분이 포스코 포항제철에서 공급되는 데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물밑 공세를 벌이고 있다. 포항시 한 관계자는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때 미포조선의 조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할 만큼 철강 공급망 구축은 회사경영에 절대적"이라며 "63만여평의 포항4공단과 신항만 조성 등으로 국내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여건을 만들고 있다"고 유치를 자신했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도 미포조선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옌타이시는 지역 내 북방조선소 부지에 대해 50년간 장기사용과 숙련 노동력, 저렴한 임금,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을 내세워 미포조선의 중국행을 유혹하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지역에 연고를 둔 대형기업이 주민반발로 타지역으로 공장을 옮길 경우 울산이 기업하기 힘든 지역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벗기 어렵게 된다"며 장생포 주민들의 협조를 촉구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