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도 中國에 뺏겼다] 高卒 직업훈련원에 大卒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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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가 중국에 대거 유출되면서 '이태백(이십대 절반이 백수)'의 쓴 맛을 보고 있는 국내 고학력자들이 고졸자 중심의 직업훈련원에 대거 몰려들고 있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사업단에 따르면 2년제 과정으로 운영되는 인력개발원의 신입생 모집을 마감한 결과 총 2천1백39명 모집에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자가 5백64명(23.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명 중 2.3명꼴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인천 인력개발원 가구디자인과의 경우에는 신입생 34명중 20명(58.8%)이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자들이어서 관계자들을 당황케 했다.
대한상의가 부산 인천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력개발원은 주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고졸자를 대상으로 학비 전액을 국비로 지원받아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곳이다.
인력개발원의 대학 재학 이상 고학력자 입학 인원은 2000년, 2001년에 5%대에 머물다 2002년 8.6%로 높아졌고 2003년에 12.8%로 두 자리 수로 오른 뒤 올해는 배 가까이로 상승하는 등 청년 실업난이 심화되면서 급증세를 보여왔다.
올 신입생 선발에는 2천1백39명 모집에 총 4천5백7명이 접수, 2.1 대 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인력개발원 관계자는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을 잡지 못한 고학력 실업자들이 1백% 취업과 학비 전액 국비 지원, 월 20만원의 수당 등 '일석삼조'의 지원책에 끌려 인력개발원에 입학하고 있다"며 "입학 전형이 고교 성적만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고학력 신입생은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h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