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일자) 고속철 운행 6일째, 드러난 문제점

고속철 개통 6일째인 오늘까지 열차가 멈춰서거나 운행이 지연되는 고장이 잇따르고 있다. 철도청이 준비를 소홀히 한 채 상업운행을 서둘러 나타나고 있는,졸속개통에 따른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부터 갖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런 일은 우리가 처음 운행해보는 고속철 초기에 흔히 발생하는 사소한 장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고속철의 안전문제를 위협하는 중대 요인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고속철 선진국인 프랑스나 독일 일본 등에서도 초기에는 우리와 비슷한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며칠동안 잇따라 발생한 전력공급장치 고장은 이미 시험운행 때부터 여러차례 노출됐던 것들이다. 똑같은 고장이 상업운행중인 지금도 반복되는 것은 철도청의 준비가 미흡했던 탓이라고밖에 볼수 없다. 게다가 전선의 까치집으로 인한 단전 때문에 열차가 멈춰선 일은 관리부실의 문제까지 드러냈다. 열차가 멈춰서 승객이 갈아타거나 저속운행하는 일이 빈번하고 역(逆)좌석 배치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승객이 많아지면서 고속철에 대한 불안감까지 증폭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번에 9백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최고시속 3백㎞로 달리는 고속철의 문제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대처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선로나 차량,운행방식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으로 고장의 재발을 막는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승객이 불안해 한다면 고속철을 결국 기피하게 될 것이다. 빠르기만 하고 불편한 교통수단에 그치고 말 경우 고속철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역좌석의 문제도 당장 개선이 어렵다면 앞으로 제작되는 열차의 설계변경 등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철도청은 역좌석의 경우 요금을 깎아주고,운행지연에 대해선 환불제도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근본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 앞으로 발생할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들에 대비하기 위해 위험요소를 사전예지하고 대응하는 체제도 신속히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