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히트 '스포츠 마케팅'] CJ..박세리 '4백억원 광고 효과' 대박

CJ의 옛날 이름은 제일제당이다. 2002년 10월 이전만 해도 CJ라는 브랜드는 없었다. 하지만 2년도 채 안된 사이 제일제당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없다. CJ가 더 익숙한 브랜드로 다가온다. 신생 브랜드인데도 10년은 된 것 같은 친숙한 느낌을 주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그룹 차원에서 벌인 전면적인 CI(기업이미지 통일·Corporate Identity) 작업과 골프 마케팅이 배경이다. CJ는 1년6개월 전 그룹의 비전을 재정립하면서 식품회사에서 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키로 하고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과 CI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새로운 브랜드 CJ를 알리는 수단으로 골프 마케팅을 선택했다. CJ를 널리 알린 전략의 첫장에는 바로 골프 마케팅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CJ가 스포츠마케팅 종목으로 골프를 선택한 것은 골프의 이미지가 생활문화를 지향하는 그룹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골프는 경기 상대방을 배려하고 예의를 중시하는 신사 종목이다. 그리고 심판이 없을 정도로 선수들이 경기를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유일한 종목이다. 한때 고급 사치 스포츠로 인식됐지만 이제 대중 스포츠로 점차 자리잡고 있다. 식품 홈쇼핑 영화 엔터테인먼트 등 생활문화그룹을 지향하는 CJ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골프 마케팅은 곧바로 효과를 봤다. 제일제당에서 CJ로 바꿀 당시 국내 골프시장은 빅뱅을 향해 발화점을 높여가고 있었다. 골프는 이미 대중 스포츠로 발전하고 있었고 선수들의 해외 경기결과는 큰 관심을 끌었다. 이 때 CJ가 잡은 세계적인 골퍼 박세리는 광고 효과를 배가시켰다. 박세리를 거액에 영입하면서 CJ의 삼색 로고와 사명은 급속도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박희정 강지민 이선화 배경은도 속속 영입됐다. 외신을 타고 들어온 박세리의 우승 소식은 CJ 로고를 전국에 알리는 초특급 효과를 낳았다. 특히 모자에 박힌 삼색 로고는 CJ의 이미지인 부드러움 속의 강함을 전달했다. CJ 골프마케팅이 효과를 거둔 데는 제주도 CJ나인브릿지 골프장도 크게 기여했다.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한 'CJ Nine Bridges Classic'은 CJ를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세계 골프장의 클럽 챔피언들을 초청한 'World Club Championship'은 CJ 골프장이 '세계 1백대 골프장'이란 유명세를 타게 하는 데 일조했다. 이런 노력 덕분으로 나인브릿지 골프장은 국내 최고의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잡았다. CJ는 골프 마케팅으로 약 4백억원의 광고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일간지와 스포츠지 공중파방송 케이블TV 등에 노출된 시간을 광고 단가로 환산한 수치다. "장래성이 무궁한 강지민과 배경은 이선화 등의 선수가 있다"는 CJ측은 "그만큼 CJ의 골프 마케팅은 장래가 밝다"고 자신한다. 선수 5명 전원이 LPGA 무대에서 CJ를 빛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게 CJ의 다짐이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명한 브랜드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CJ는 전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