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코리아] 2부 : (2) 中, 한국게임에 '강력 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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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행보가 심상찮다.
자국 온라인게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국 온라인게임을 규제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게임산업을 관장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총서가 추진중인 '온라인게임 집중육성정책'이 바로 그것.
지난해 7월 문화경영허가제 도입을 계기로 게임 수입 규제에 나섰던 중국 정부는 쿼터제를 도입하는 등 고강도 보호정책을 마련 중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중국에서 인가를 신청한 한국 온라인게임은 1백70개.
이 가운데 서비스에 필요한 판권번호를 획득한 게임은 고누소프트의 '가약스', 액토즈소프트의 'A3' 등 2개에 불과하다.
◆ 중장기전략으로 돌파구 찾아야
시나닷컴의 양첸 부사장은 "중국 정부의 외산 게임 규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여타 문화산업중 게임 관련 규제가 거의 없었던 점에 비춰볼 때 최근 논의되는 규제정책은 이미 예상됐던 수위에 불과하다는 것.
그러나 중국정부가 판권번호를 내주는 외산 게임이 월 1,2개로 제한되면 한국 온라인게임은 치명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게임개발 로드맵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엠게임의 손승철 사장은 "중국에서도 온라인게임시장은 포화상태"라며 "현지화된 게임 개발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수백개의 온라인게임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성공한 게임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국내에서 개발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중국 현지에서 중국업체와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중국인 입맛에 맞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고 중국정부의 외산 게임 규제도 비껴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의 게임유통 채널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위 교수는 "핵심기술을 장악하는 기술적 우위도 중요하지만 중국내 게임 서비스 채널을 확보하는 데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게임 개발에만 치중하다 보면 한국업체는 중국의 게임개발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정부 차원의 지원 시급
광통의 양징 사장은 "중국에서도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해악을 끼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고 중국 정부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칫 외산 게임 규제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청소년 보호를 내세워 게임 규제를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한국에서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게임에는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와 협상을 벌여 우리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은 "게임중독 문제와 게임 전문인력 양성 등의 현안을 양국 정부가 함께 풀어나가는 것이 한국 게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