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코리아] 2부 : (3) 대만 게임시장 양분…소프트월드ㆍ감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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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마니아와 소프트월드는 대만 게임시장을 양분하는 양대 산맥이다.
대만 게임시장의 80%를 두 회사가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한국 게임을 등에 업고 고속 성장한 이들은 한국 게임업체들엔 돈독한 파트너이자 무시못할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소프트월드의 왕쥔보 회장(54)이 '타도 한국'의 선봉장을 자임하고 나섰다.
왕 회장은 "중국 대만 등 중화권에서 한국식 온라인 게임이 득세하고 있지만 머잖아 상황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권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한 게임을 한국업체가 내놓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중화권 게이머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동양적 판타지게임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찌감치 온라인게임 개발에 뛰어든 소프트월드는 오는 6월께 동양적 판타지게임 '동방전설'을 내놓고 대만은 물론 중국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왕 회장은 "중국의 신화 등 중화권 문화를 소재로 한 판타지게임을 해마다 한 개 이상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감마니아도 연말께 처녀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감마니아의 알버트 류 사장(34)은 "2억8천 대만달러(97억원)를 투입해 4년에 걸쳐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며 "연말께 게임성을 인정받는 작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기술이 앞선 한국 온라인 게임과 대적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현지 업체가 개발한 게임이 나오면 한국 온라인 게임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류 사장은 "한국 온라인 게임은 현지 문화요소를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기술지원 등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타도 한국'을 외치는 두 회사의 전략은 아주 다르다.
소프트월드는 리니지류인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에 주력하는 반면 감마니아는 캐주얼게임에 더 힘을 싣고 있다.
소프트월드는 만화풍의 온라인 게임인 '라그나로크'로 성공을 거둬 정통 RPG로도 승부를 걸어보고 싶어한다.
감마니아는 정통 RPG인 리니지로 성공한데다 작년 5월에 개설한 게임포털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캐주얼게임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프트월드는 자체 게임 개발로 한국 온라인게임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감마니아는 게임 개발은 물론 한국 일본 등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력관계도 함께 다지는 양립정책을 추구한다.
류 사장은 "중국 일본 한국 대만을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제대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자체 기술력 강화와 함께 현지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왕 회장과 류 사장의 경영 스타일도 독특하다.
1983년 소프트월드를 설립해 PC 패키지게임 유통사업에 뛰어든 왕 회장은 '불도저식 경영'으로 유명하다.
1999년엔 핵심부서라고 할 게임개발부서를 '차이니즈 게이머'란 이름으로 과감하게 분사했다.
심지어 서버 운영 등 시스템사업 부서도 '게임플라이어'라는 회사로 분리했다.
반면 류 사장은 '자율경영'을 강조한다.
그는 "웬만한 의사결정권은 담당 팀장에게 일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