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기업유치' 발벗고 뛴다] (10) 송도신도시 '바이오신약센터'

인천 송도신도시에 건설 중인 생명공학업체 미국 백스젠(VaxGen)의 백신 생산공장 및 연구개발(R&D)센터는 국내 벤처사업가와 인천시가 팀워크를 이뤄 국내 합작파트너까지 중매해준 결과,단시일에 1억5천만달러 규모의 아시아 생산·연구기지를 유치한 드문 성공 케이스다. 백스젠은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제넨텍의 자회사로 신약개발 및 바이오 R&D 전문 회사다. 제넨텍은 지난 78년 인슐린과 성장호르몬을 개발했고 84년부터 에이즈(AIDS)백신 기술연구에 착수,95년 설립한 백스젠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함께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생명공학 분야에 명성을 쌓아왔다. 2001년 봄 백스젠은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지에서 신약생산시설 및 R&D센터 후보지를 물색 중이었다. 당시 싱가포르가 토지 무상제공,직원교육비 국비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바람에 백스젠은 거의 싱가포르로 기울었다. 그 해 가을 미국에서 바이오벤처 파트너를 찾던 국내 넥솔바이오텍의 서정진 사장이 이 정보를 입수,인천시에 찾아와 투자유치에 나설 것을 권유했다. 당시 백스젠이 투자의 핵심 조건으로 요구한 사항은 신약생산시설을 건설할 토지와 자금 조달이었다. 백스젠의 바람을 간파한 서 사장은 투자자금 확보를 위한 국내 합작파트너 중매(?)까지 약속하고 인천시를 설득해 토지도 싼 값에 마련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인천시의 투자유치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오홍식 전 도시개발본부장(현 인천시의회 사무처장)은 서 사장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오씨는 "합작사 설립은 서 사장이,토지문제는 인천시가 해결하기로 역할 분담을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인천시 투자유치팀은 백스젠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유치조건으로 땅값 50% 할인,분양대금 10년 분할상환 등을 제시했고 서 사장은 투자자 물색에 나섰다. 마침 담배 외에 신사업을 찾고있던 KT&G(전 담배인삼공사)와 선이 닿아 합작은 일사천리로 추진됐다. 백스젠의 합작사 컨설팅을 맡았던 국내 창투사 J.스테펜 앤드 컴퍼니도 출자에 참여하게 됐다. 서 사장이 인천시청 문을 두드린 지 불과 3개월 만에 자본금 7백47억원의 한·미 합작사 ㈜셀트리온이 탄생했다. 이 회사는 백스젠의 인천 송도 바이오신약 공장 및 R&D센터에 대한 투자와 운영을 전담한다. 박노진 셀트리온 부사장은 "인천시 행정조직의 발빠른 대응과 서 사장의 열의가 미국 백스젠을 감동(?)시켜 투자유치를 기록적으로 짧은 기간에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공장과 연구센터는 내년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으로 연간 1조3천억원 규모의 수출효과가 기대된다고 박 부사장은 밝혔다. 1억5천만달러가 투자되는 이 프로젝트는 첨단 제약기술 이전효과와 국내 제약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부지 3만평 규모의 생산공장은 에이즈백신 외에도 항암,천식,관절염 치료제 등 각종 신약을 생산하게 된다. 서 사장은 "인천은 항만과 국제공항을 갖추고 있고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과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첨단설비에 금방 적응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 수급도 용이하기 때문에 바이오 관련 외자유치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라면서 "외국어 등 글로벌 기업환경 등에서 좀 더 개선하면 세계적인 생명산업 거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