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아끼자] 상승세로 돌아선 국제유가 어떻게 될까
입력
수정
지난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이라크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세계 각국은 국제유가의 향방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좌우될 수 있다고 판단,유가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올해 연평균 배럴당 26∼28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OPEC 회원국들의 추가 감산과 이라크 상황 악화 등의 돌발 변수에 따라 국제 유가는 연평균 30달러선을 웃돌 것이란 분석도 있다.
◆향후 유가 결정 변수
향후 국제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비(非)OPEC 국가들의 증산 및 이에 대한 OPEC의 대응방향이다.
올해 비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은 2003년에 비해 하루 1백45만배럴 증가한 5천3백65만배럴로 예상되는데,이는 세계 수요 증가(1백40만배럴)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비OPEC 국가들이 추가 증산에 나설 경우 OPEC 국가들이 그만큼을 감산하지 않는다면 유가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와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들의 정세 불안도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이라크 사태가 다시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라크의 원유 수출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당분간 국제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긴장 고조,베네수엘라의 정국 불안 등도 국제 유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밖에 △세계 경제 및 석유수요 회복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 △달러 약세의 지속여부와 투기자금 동향 등에 따라 국제 유가가 요동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엇갈리는 유가전망
산업자원부는 최근 OPEC의 감산 결정에도 불구,국제 유가는 2분기부터 배럴당 26∼28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산으로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는 있으나 지난 2월10일 총회에서 감산 결정이 발표돼 이미 고유가에 반영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번 결정으로 추가 감산 가능성이 배제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향후 국제유가에 하향안정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산자부는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배럴당 38.18달러(WTI 기준)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OPEC가 감산을 결정한 3월31일 직후 오히려 하락세를 보여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졌었다.
이와 달리 올해 평균 국제 유가는 어떤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최소한 30달러선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OPEC의 추가감산이 없고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가하고 △비OPEC 국가들이 원유생산을 늘리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유가는 평균 배럴당 30.8달러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또 OPEC가 추가 감산을 결정하고 이라크 사태가 다시 전면전으로 번지는 등 최악의 경우 유가는 37.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앞으로 OPEC는 선제적 쿼터 조정을 계속하고 지정학적 위험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계절적 요인이나 세계 경기 후퇴 등을 이유로 2분기부터 국제유가가 상당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