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M&A 통한 선도증권사 나와야" .. 윤용로 국장

지난주 거래소의 시가총액이 사상 최초로 4백조원을 돌파했다. 일부 종목 중심이고 외국인 매수세 때문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우리 증권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면 증권시장의 주요 활동자인 증권회사들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우리 증권산업은 아직도 제한된 시장에서 비슷한 규모의 회사들이 비슷한 형태의 영업으로 경쟁하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작년 이후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은 크게 저하되고 있다. 평균 수수료율이 2000년 0.33%에서 작년에는 0.17%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니 같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영업규모가 두 배로 늘어나야 한다. 증권회사간 경쟁 외에도 타금융권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증권사가 절대적 우위를 보이던 수익증권 판매업무에서도 점차 은행의 비중이 늘어가고 있고, 대형 외국회사들도 국내무대에서 발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안팎의 어려움에 직면한 증권산업의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우선 대형 증권회사간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선도 증권사의 출현이 필요하다. 최대증권사의 시장점유율이 위탁수수료 기준으로 10%를 넘지 못하는 영세규모로는 국제화된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둘째,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차별화된 영업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 조성을 추진하고, 소형 온라인전문 증권회사가 약진하고 있는 것은 큰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투자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지배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투명성 제고와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로서도 증권산업의 자율적 구조개편과 경쟁력 강화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투증권 매각에 이어 한투·대투증권도 매각을 추진함으로써 시장의 잠재 불안요인을 제거해나가는 한편, 각종 인·허가제도 개선과 업무영역 확대 등에도 진력할 것이다. 한국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증권회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를 믿지 못한다는 것의 반증이라는 어느 외국전문가의 지적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