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한ㆍ중ㆍ일 '미래'가 모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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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인 11일.중국의 명문 베이징대는 상춘객들로 붐볐다.
복숭아꽃이 화사하게 피고 버들솜이 눈처럼 흩날렸다.
날씨는 한여름처럼 무더웠다.
대학내 영걸(英傑) 교류센터도 바깥 기온만큼이나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 대학생들이 '아시아 대학생 창업교류전'을 개최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기 때문이다.이 행사에서 3개국 학생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기계 생명공학 환경 정보기술 분야의 60여개 창업아이템을 놓고 사업화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에선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등 40개대,중국에선 베이징대와 칭화대 2개대,일본에선 도쿄대 와세다대 등 9개대 학생들이 참가했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분과토의는 세미나실 6곳에서 열렸다.
식품 및 생명공학 분과회의실에서 중앙대 강진효씨(경영학과)는 "한국의 사상의학,중국의 향기치료,일본의 온천욕 등 전통의학을 접목해 개인별 스트레스관리서비스 사업을 해보자"는 내용의 제안을 해 호응을 얻었다.
이같이 다양한 아이디어,이색적인 사업 아이템을 선보인 대학생들이 많았다.
이 분과회의 참가자들은 웹커뮤니티를 개설해 이날 토의된 사업 아이템에 대한 지속적인 협의를 갖자고 합의했다.
물론 이날의 만남이 결실을 맺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의미가 있는 것은 젊은이들의 열정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벤처)정신이다.
세계경제의 주도권이 1970년대와 80년대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려다 다시 미국으로 회귀하게 된 원동력 중의 하나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정신이었다.
도전정신으로 뭉친 한·중·일 대학생들의 첫 만남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영웅호걸을 뜻하는 영걸교류센터에서 이뤄진 이번 만남이 세계경제를 견인할 동북아 영웅들을 잉태하는 씨앗이 되길 기대해본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