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7명 이라크서 피랍

이라크내 저항세력과 연합군간 유혈충돌은 잠시 주춤해졌지만 외국인이 잇달아 무장단체에 피랍되는 등 혼란과 공포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바그다드주재 중국 외교관의 말을 인용,중국인 7명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 중부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중국인 7명이 이날 아침 요르단을 통해 이라크에 들어갔으며 팔루자에서 납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납치된 중국인 7명은 18∼49세의 푸젠성 남자들로 밝혀졌다. 중국측은 이라크 내무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과 접촉,자국인 구출협상에 나섰다. 이에 따라 13일 중국을 방문하는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중국 지도자들과 당초 예정에 없었던 이라크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커졌다. 석방 여부를 놓고 혼선을 빚었던 일본인 3명은 여전히 인질상태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라크주권수호동맹 대표인 메제르 알 델라이미는 이날 "이미 최후 통첩을 일본 정부에 알렸다"며 "철군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첫번째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무장반군이 납치했던 아시아 국적의 트럭운전사 8명은 이날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적 여론을 감안,무장세력들이 강온 양면전략을 쓰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등 연합군의 위세에 눌려 목소리를 낮췄던 아랍권 정상도 처음으로 이라크 철군을 요구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이날 "팔루자에서 행해지고 있는 군사작전이 미국인들에 대한 적개심만 악화시키고 있다"며 "모든 당사국들의 안전을 위해 외국군의 이라크철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에 4백50명을 파병한 불가리아의 류버미어 이바노프 외무차관도 "현재의 긴장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 철군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