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 감독정책 방향] 국내 투신산업 재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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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위원회가 12일 내놓은 '자산운용업 감독정책 방향'은 자산운용산업의 국제화에 대비,투신 및 자산운용사의 몸집을 키우고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피델리티가 한국 진출을 서두르는 지금 낙후된 국내 자산운용산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인 것이다.
투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1백% 순수 외국계 자본으로 구성된 자산운용사는 슈로더 도이치 프랭클린템플턴 PCA 푸르덴셜(현대투신증권 인수) 등 5곳이다.
여기에 외국계가 최대주주인 랜드마크투신 외환코메르츠 하나알리안츠 농협CA 신한BNP파리바 등을 포함하면 외국계 자산운용사 및 투신사는 모두 13개에 달한다.
특히 피델리티의 경우 규모나 명성에서 세계 최대·최고로 알려져 있어 국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피델리티는 전 세계적으로 1조달러(약 1천2백조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주요 고객만 1천9백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는 가치투자의 대명사인 피터린치가 운용한 마젤란펀드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투신업계는 피델리티의 가세로 현재 1백50조원 규모인 간접투자시장의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초대형사의 진출로 투신사에 대한 신뢰도가 제고될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며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안겨줬던 투신업계가 오히려 외국계의 진출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외국계의 진출확대에 맞서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감위가 이날 △일정 규모 이상의 펀드에 한해 성과 광고 허용 △장마감 후 펀드거래와 펀드간 임의자산배분 규제 △간접투자상품의 개발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규모 펀드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외국계 펀드와 경쟁하기엔 국내 펀드의 규모가 너무 영세하고 투자자 보호 방안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앞으로 투신업계에도 글로벌 스탠더드의 적용과 무한경쟁이 가시화돼 기존 업체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오는 20일로 예정된 자산운용업 감독규정 시행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빅뱅을 예고하는 셈이다.
주용석ㆍ임원기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