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고 있지만 구조에 문제 많다"‥현대경제硏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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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출에서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등 특정 상품ㆍ지역에 대한 편중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국내 수출 구조의 문제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선박 등 5대 주력 수출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의 42.4%, 2003년의 43%에서 올 1ㆍ4분기에는 44.8%로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도 올 1ㆍ4분기중 18.5%로 2002년의 14.6%, 2003년의 18.1%에 비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작년 이후 줄곧 한국의 수출상대국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중(對中) 수출증가율 역시 지난해 47.8%(전년 대비)에서 올 1분기에는 51.4%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같은 수출 편중현상과 함께 수출채산성 악화와 수출의 고용유발효과 감소 등도 국내 수출구조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으로 수출 물량은 늘고 있으나 수출 단가보다 수입단가 상승률이 높아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수출 10억원당 취업유발 계수는 1990년의 46.3명, 95년의 25.8명에 이어 2000년에는 15.7명으로 급락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현 수출구조하에서는 주력 수출품목(업종)의 경기가 나빠지거나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으면 한국도 수출 부진으로 경제 성장이 더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현재 우리 수출 주력품목들은 범용 기술 위주의 중ㆍ저가 제품으로 중국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시장 진입이 비교적 쉽다"며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을 위한 기업ㆍ정부간 공동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