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중국 투자 뒷감당은?

요즘 중국경제 지표를 보면 브레이크 풀린 폭주 기관차를 연상케 한다. 중국 정부의 투자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올 1∼2월중 중국의 고정자산투자는 무려 53%나 증가했다. 작년부터 시작된 투자 러시가 더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작년 중국 전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26.7%로 지난 9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정책당국이 브레이크를 걸겠다던 분야의 투자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철강산업의 경우 이 기간 1백72.6%나 증가했고 건축자재 1백37%,건설 93%로 나타났다. 정부정책이 무색하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지방정부에서 찾고 있다. 1∼2월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투자 프로젝트의 투자증가율은 12.1%인데 반해 지방정부 프로젝트는 65.1%에 달한 게 이를 보여준다. '위에서 정책을 만들면 아래에서는 대책을 찾는다'란 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정부는 경제성장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투자에 의존한다. 철강가격이 급등하니까 부랴부랴 제철소를 짓고 농지를 밀어 개발구로 만드는 등 '묻지마식 투자'에 나선다. 이는 또다시 원자재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부 경제전문가들이 걱정하는 것은 중국의 과열투자도,물가상승도 아니다. 오히려 투자과잉에 따른 디플레 압력이 문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과잉투자 문제가 세계적인 디플레 압력으로 발전할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넘쳐난 과잉제품이 세계시장으로 흘러들 것이기 때문이다. 홍콩 증시전문가들은 중국 과열투자가 2∼3년 후 또 다른 아시아 경제위기를 불러올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 핵심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폭주 기관차' 중국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