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ㆍ15] 17대총선 각당 '얼굴' 성적

이번 총선에서 각 당 지도부 중 '뜨는 별'은 누가 뭐래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다. 선거 결과에 관계 없이 민주당 추미애 선거대책위원장도 돋보였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온몸을 던졌지만,'노풍(老風)'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박 대표와 추 위원장은 모두 위기에 처한 당의 '백기사'로 나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박풍(朴風)''추풍(秋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가는 곳마다 '바람'을 일으켰다. '후보는 없고 박근혜,추미애만 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박 대표는 지난달 23일 당대표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 된 직후,'차떼기 당'오명에다가 '탄핵 후폭풍'으로 바람앞에 등불이던 당을 회생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당장 국회앞 10층 빌딩의 당사를 팔고 천막을 치라고 지시했고,당직자들은 그날밤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터에 '천막당사'를 마련했다. 이어 박 대표는 지난달 28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투어에 나섰다. '박풍(朴風)'이 불기 시작하면서 당 소속 후보들의 지원 유세 요청이 쇄도했다. 이에 따라 이달초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하루 10여개이던 박 대표의 일정은 지난 13일 26개로 급증했다.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박근혜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그는 한나라당을 기사회생 시키는 '일등공신'이었다"고 말했다. 자연히 총선 뒤 그의 당내 위상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권 행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추 위원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조순형 대표와 갈등을 겪으면서 당을 와해시키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이달들어 '3보1배'를 시작으로 본격 선거 활동에 들어가면서 사정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호남과 수도권을 돌며 '휠체어 유세'를 벌이면서 지지세 결집현상이 나타났고,2%선까지 내려갔던 당 지지율이 서서히 올라갔다. 박 대표와 마찬가지로 당 후보들은 그를 '모시기' 위해 경쟁을 벌일 정도로 그의 유세는 큰 힘을 발휘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경우,선거 초반 '탄핵 후폭풍'영향으로 당의 지지도가 수직상승됐지만,그의 '노인폄하 발언' 한마디로 상황은 급반전됐다. 급기야 선거 사흘전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카드를 던지는 상황까지 초래됐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