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ㆍ15] 지역주의 벽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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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도 지역구도 대결이라는 한국정치의 낡은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정당간 지역구도의 내용은 16대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호남지역을 제외하곤 고른 의석분포로 전국정당임을 내세웠던 한나라당은 부산ㆍ대구ㆍ경남북 등 영남지방에서 석권한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밀렸다.
특히 한나라당은 광주ㆍ전남북 등 호남에선 이번에도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의 우세를 바탕으로 호남에서 한나라당에 비해 압승했다.
과거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호남지역이 이번에는 열린우리당의 안방처럼 바뀐 것.
반면 영남에서 석권한 한나라당은 16대 때 호남을 기반으로 2당을 유지했던 민주당과 비슷한 처지가 되면서 '영남당'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수도권에서의 '소 지역구도'도 되풀이되는 추세를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서울 강남과 서초, 경기 분당 지역에서 한나라당 지지세를 뚫지 못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정당 가운데 전국적으로 가장 고르게 지지를 얻어 주목을 받았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