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폭탄돌리기 '요주의'

거래소 퇴출기업들의 정리매매가 시작되면서 '단타족'들의 투기적 거래로 관련기업의 주가가 급등락을 보여 주의가 요망된다. 1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03년도 사업보고서상 자본금 전액잠식이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영풍산업 한국코아 해태유통 등 3개사의 정리매매가 지난 13일부터 시작됐다. 정리매매는 퇴출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에게 주는 마지막 매매기회로 상하 가격제한폭이 없어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영풍산업의 경우도 지난 13일 정리매매 첫날 주가가 95.09% 폭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종전 2천2백40원짜리 주식이 하루만에 1백10원으로 20분의 1토막이 됐다. 거래량도 3백만주로 평소의 5∼6배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 회사 주가는 정리매매 둘째날 보합으로 끝난 뒤 셋째날인 16일에는 86만여주가 거래되며 27.27% 급등했다. 한국코아 주식도 정리매매 이틀간 각각 97.32%,33.33% 폭락한 뒤 셋째날에는 8.33%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차익을 노린 데이트레이더들이 대거 가세한 결과"라며 "비정상적인 주가흐름은 정리매매가 끝날 때까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물론 일부에선 퇴출후 경영이 정상화되면 주식이 다시 정상거래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영풍산업 등은 모두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부실이 심각한 상태여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한편 유가증권상장규정에 따라 영풍산업과 한국코아는 오는 22일까지,해태유통은 23일까지 정리매매가 이뤄진 후 곧바로 퇴출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