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일본 부활선언 박람회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1시간50분 걸리는 나고야시.아이치현의 현청 소재지인 나고야는 일본에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다. 외국인은 물론 타향 사람들도 발을 붙이기 힘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최근 이 곳을 찾았을 때 나고야역엔 '愛,地球博(2005 아이치 국제박람회)'이란 광고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왔다. 시내에서 박람회장인 나가쿠테까지 가는 길에도 박람회 캐릭터와 푯말이 즐비,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었다. 아이치현 청소년공원이던 1백80여만㎡ 규모의 현장에서는 굴착기와 불도저가 굉음을 내면서 공사를 하고 있다. 국제박람회장 건설사업은 총1천3백50억엔(약 1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중앙정부 지자체 민간기업이 3분의 1씩 부담하는 것도 이채롭다. 국제박람회의 테마는 '자연의 지혜'.자연을 정복했던 20세기 산업사회에서 벗어나 지구와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일본의 공식 기념관인 정부관을 비롯해 도요타 히타치 등 대기업들은 환경과 기술에서 앞서 가는 모습을 알리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건물자재는 대부분 재활용 자료를 썼으며,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1백% 다시 사용할 계획이다. 박람회장안을 연결하는 '글로벌 루프'는 최첨단 IMTS(무인자동운행시스템)로 건설되고,그 위를 달리는 차는 무공해 수소연료차다.민간기업중 투자를 가장 많이하는 도요타는 박람회를 계기로 세계시장에서 무공해차를 리드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3월25일 박람회장이 오픈되면 안내는 로봇이 맡는다. 박람회에 맞춰 열리는 '로봇페스티벌 2005'는 로봇산업에서도 앞선 일본의 기술을 보여준다.박람회장에선 불황에서 벗어나는 일본인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도요타 관계자는 "1970년 오사카박람회가 일본이 선진국에 진입했음을 알렸다면,내년 박람회는 일본경제의 부활을 선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고야=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