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땅이야기'] <36> 공장 이전 큰 기대 버려라
입력
수정
지난 93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건설 당시 중견건설업체인 S사는 신창면 준농림지 2만여평을 매입했다.
공장에서 직선으로 12㎞ 정도 거리여서 향후 현대자동차 직원과 하청업체들이 이주해오면 아파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같이 판단하고 신창면에 땅을 사들인 업체는 S사를 포함 10여개에 달했다.
그러나 정작 분양에 들어가자 사정은 완전히 달랐다.
S사 B사 등 2개사가 먼저 분양에 나섰지만 분양실적이 좋지 않았다.
나머지 8개 업체는 분양을 포기했다.
이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분양 엄두를 내지 못해 큰 손해를 보고 있다.
분양실패의 이유는 우선 자동차 공장이 대부분 자동화돼 인구유입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청업체들도 공장 주변지역 땅값이 급등하자 아산으로의 공장이전을 포기했다.
공장이전보다 물류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최근 들어 천안 아산 서산 파주 등에서 각종 공장건설이 땅값의 호재가 되고 있다.
공장 종사자와 하청업체가 밀려들면서 주변이 개발될 것이란 기대때문이다.
그러나 공장이전 재료가 있다고 무조건 덤벼선 안된다.
산업종류에 따라 지역개발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많은 탓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사례만 봐도 공장만 지어졌을뿐 그 주변지역은 지금도 거의 개발되지 않고 있다.
평당 5만원이던 신창지역 땅값은 현대자동차공장을 재료로 10배 이상 뛰었지만 최고점에 매입에 뛰어든 사람들은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도움말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www.hyundc.com)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