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휴대폰 '양대 테마'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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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관련 코스닥기업 가운데 휴대폰 부품사업에 새로 뛰어든 곳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적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네패스 라셈텍 유니셈 동양반도체 등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휴대폰 부품사업이 반도체에 이은 "제2의 캐쉬카우"로 자리매김하면 이들은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안정적인 매출기반을 확보하는 이중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네패스는 지난해 하반기 CMOS(카메라폰 모듈 기술 방식의 일종) 센서용 구동칩 범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범핑은 칩의 패드 위에 금이나 솔더볼로 외부 접속단자를 형성하는 공정. 하이닉스에서 칩을 공급받은 네패스가 범핑 처리한 뒤 다시 납품하면 삼성전자 휴대폰에 장착된다.
네패스는 올해 이 부문에서 1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용 칠러(자동 온도조절 장치) 전문업체인 라셈텍도 지난해 하반기 휴대폰 액정용 발광다이오드(LED) 부문에 진출했다. 올해 휴대폰 부품 분야에서 1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어필텔레콤 팬택앤큐리텔 등에 납품하다가 이달부터 삼성전자에도 납품을 시작했다.
CMOS 센서 모듈분야에 뛰어든 가스 스크러버 전문업체인 유니셈은 최근 모듈 생산량을 월 30만개에서 80만개로 확대했다. 모듈분야 사업 첫해인 올해 반도체 부문(3백억원)보다 많은 6백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동양반도체도 지난해부터 카메라폰 모듈 시제품을 내놓았다.
투자자들은 일단 휴대폰 부품 사업에 뛰어든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20일 네패스의 주가는 반도체 호황에 범핑 사업 확대까지 겹쳐 3.6% 올랐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주가는 30.6%가 올랐다. 유니셈과 라셈텍도 실적 기대감으로 각각 이달 초보다 13.3%, 9.9% 상승했다. 동양반도체는 휴대폰 부품 사업 진출 공시 이후 폭등해 이달 초보다 1백55.8% 치솟았다.
애널리스트들도 휴대폰 부품사업 신규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반도체 관련주는 업황에 따라 부침이 심한 특성을 갖지만 새로 진출한 휴대폰 분야가 본 궤도에 진입하면 기업리스크도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현대증권 전진오 팀장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 휴대폰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최종 납품처가 삼성전자라는 점에서 실적호전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과열과 그에 따른 영업마진 축소 등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전 팀장은 "대부분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10%에 못미친다는 점이 주가 추가상승에는 걸림돌"이라며 "카메라 모듈의 경우 지나치게 많은 업체들이 몰림에 따라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 진영훈 선임연구원은 "영업이익이 기대만큼 높지 않아 비용관리 능력이 변수"라며 "향후 실적추이가 추가 상승탄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