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혁신 시대를 열자] 제3부 : (2) '혁신산실 V I P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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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동편 2단지에 가보면 특이한 이름의 건물이 눈에 띈다.
'VIP센터'.
이름만 언뜻 봐선 귀빈이 머무는 영빈관 같아 보인다.
그러나 사실 이곳은 삼성전자에서 가치혁신(Value Innovation)을 주도하고 있는 본부다.
이름 앞에 붙은 'VIP'는 가치혁신 프로그램(Value Innovaion Project)의 줄임말.
이곳에서는 이름 그대로 가치혁신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VIP센터를 한마디로 규정하자면 '삼성전자 사내 컨설팅 조직'이다.
각 사업부서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영전략 툴(tool)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VIP센터는 지난 98년 윤종용 부회장의 주도로 탄생됐다.
윤 부회장이 80년대 후반 합리화추진본부장 시절 경영혁신 활동을 펼치며 강조한 'GVE(Group Value Engineering)' 개념을 더욱 활성화시켜 현장에 제대로 적용하자는 취지에서였다.
GVE란 제품에 관련된 각종 요인을 검토해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가치공학(VE)'을 삼성화한 개념이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가치혁신' 도입을 염두에 두고 출범한 것은 아니었다.
98년 9월 열린 센터 개소식에서 윤 부회장은 동네 슈퍼마켓 얘기를 꺼내며 VIP센터의 비전을 제시했다.
"경영의 ABC는 원가절감입니다. 동네의 조그만 슈퍼마켓 하나도 그날그날 매상을 체크하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단가를 맞추는 노력을 합니다. 큰 기업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VIP센터는 그런 역할을 하는 중심이 돼야 합니다."
이어 그는 세 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 새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을 싸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연구할 것, 둘째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를 육성해 사업부 스스로도 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지도록 할 것, 그리고 새로운 경영기법을 전사적으로 확산시키는 중추 역할을 할 것 등이었다.
센터 출범 이후 도입된 대표적인 경영전략 툴이 바로 프랑스 인시아드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동 주창한 '가치혁신(VI)' 이론이었다.
초기 1년간은 가치혁신 이론을 삼성화하는데 투자했다.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삼성의 체질에 맞는 'VI'를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툴을 보충했다.
고객의 니즈를 계량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본 간다 교수의 '세븐 툴(7 tools)'을 도입했고 기술적인 모순을 과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기법으로는 러시아에서 고안된 모순해결방법론인 '트리즈(TRIZ)'를 적용했다.
DFX(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립방법론)도 접목시켰다.
이후 수차례의 임직원 대상 워크숍을 통해 사내에 가치혁신 이론을 알리고 가치곡선 그리기 등 구체적으로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이런 교육과정을 거쳐 2002년부터 센터에 들어오는 일부 과제에 대해 VI이론을 적용했다.
지난해에는 전 과제가 반드시 가치혁신 이론에 따른 과정을 거치도록 됐다.
현재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모든 제품군의 주요 상품이 VIP센터의 '가치혁신 검증'을 거쳐 상품화되고 있다.
VIP센터는 '기숙 연구소' 형태로 운영된다.
신상품 기획 과제가 끝날 때까지 담당자들은 자기 사무실이 아닌 VIP센터로 출근한다.
침실과 헬스센터 사우나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일이 밀려있을 땐 센터에서 밤샘 근무도 가능하다.
팀 구성도 독특하다.
VIP센터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고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기술자뿐만 아니라 마케팅 영업 등 상품기획과 생산 등 전 단계에 관련된 직원들이 한 팀을 이룬다.
때로는 바이어와 협력업체 사원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이른바 CFT(협업팀:Cross Functional Team).
센터 내에는 20개의 CFT룸이 있다.
협업팀은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일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각 단계의 담당자들이 한 데 모여 일을 하기 때문에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며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제 수행단계에서 어려움에 봉착하면 팀별로 배치된 VIP센터 소속 전문가들의 도움을 즉각 받을 수 있어 전문성과 효율성도 더 높일 수 있다.
VIP센터에는 공인가치혁신전문가(CVS)와 프로세스설계전문가(PMP), TRIZ 전문가 등 각 부문 전문가 40명이 상주하면서 프로젝트 수행팀의 '도우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VIP센터는 올해 제2의 도약을 모색 중이다.
지난 1월 부임한 임형규 기술총괄사장이 가치혁신 이론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반도체 부문까지 VI 확대를 주문했다.
센터 내부적으로도 앞으로는 상품 기획 이전의 선행 단계에까지 가치혁신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VIP센터는 출범 당시 윤 부회장 직속의 전사경영혁신팀 산하였으나 몇차례 조직개편을 거쳐 현재는 기술총괄 소속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
'VIP센터'.
이름만 언뜻 봐선 귀빈이 머무는 영빈관 같아 보인다.
그러나 사실 이곳은 삼성전자에서 가치혁신(Value Innovation)을 주도하고 있는 본부다.
이름 앞에 붙은 'VIP'는 가치혁신 프로그램(Value Innovaion Project)의 줄임말.
이곳에서는 이름 그대로 가치혁신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VIP센터를 한마디로 규정하자면 '삼성전자 사내 컨설팅 조직'이다.
각 사업부서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영전략 툴(tool)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VIP센터는 지난 98년 윤종용 부회장의 주도로 탄생됐다.
윤 부회장이 80년대 후반 합리화추진본부장 시절 경영혁신 활동을 펼치며 강조한 'GVE(Group Value Engineering)' 개념을 더욱 활성화시켜 현장에 제대로 적용하자는 취지에서였다.
GVE란 제품에 관련된 각종 요인을 검토해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가치공학(VE)'을 삼성화한 개념이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가치혁신' 도입을 염두에 두고 출범한 것은 아니었다.
98년 9월 열린 센터 개소식에서 윤 부회장은 동네 슈퍼마켓 얘기를 꺼내며 VIP센터의 비전을 제시했다.
"경영의 ABC는 원가절감입니다. 동네의 조그만 슈퍼마켓 하나도 그날그날 매상을 체크하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단가를 맞추는 노력을 합니다. 큰 기업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VIP센터는 그런 역할을 하는 중심이 돼야 합니다."
이어 그는 세 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 새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을 싸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연구할 것, 둘째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를 육성해 사업부 스스로도 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지도록 할 것, 그리고 새로운 경영기법을 전사적으로 확산시키는 중추 역할을 할 것 등이었다.
센터 출범 이후 도입된 대표적인 경영전략 툴이 바로 프랑스 인시아드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동 주창한 '가치혁신(VI)' 이론이었다.
초기 1년간은 가치혁신 이론을 삼성화하는데 투자했다.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삼성의 체질에 맞는 'VI'를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툴을 보충했다.
고객의 니즈를 계량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본 간다 교수의 '세븐 툴(7 tools)'을 도입했고 기술적인 모순을 과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기법으로는 러시아에서 고안된 모순해결방법론인 '트리즈(TRIZ)'를 적용했다.
DFX(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립방법론)도 접목시켰다.
이후 수차례의 임직원 대상 워크숍을 통해 사내에 가치혁신 이론을 알리고 가치곡선 그리기 등 구체적으로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이런 교육과정을 거쳐 2002년부터 센터에 들어오는 일부 과제에 대해 VI이론을 적용했다.
지난해에는 전 과제가 반드시 가치혁신 이론에 따른 과정을 거치도록 됐다.
현재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모든 제품군의 주요 상품이 VIP센터의 '가치혁신 검증'을 거쳐 상품화되고 있다.
VIP센터는 '기숙 연구소' 형태로 운영된다.
신상품 기획 과제가 끝날 때까지 담당자들은 자기 사무실이 아닌 VIP센터로 출근한다.
침실과 헬스센터 사우나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일이 밀려있을 땐 센터에서 밤샘 근무도 가능하다.
팀 구성도 독특하다.
VIP센터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고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기술자뿐만 아니라 마케팅 영업 등 상품기획과 생산 등 전 단계에 관련된 직원들이 한 팀을 이룬다.
때로는 바이어와 협력업체 사원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이른바 CFT(협업팀:Cross Functional Team).
센터 내에는 20개의 CFT룸이 있다.
협업팀은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일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각 단계의 담당자들이 한 데 모여 일을 하기 때문에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며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제 수행단계에서 어려움에 봉착하면 팀별로 배치된 VIP센터 소속 전문가들의 도움을 즉각 받을 수 있어 전문성과 효율성도 더 높일 수 있다.
VIP센터에는 공인가치혁신전문가(CVS)와 프로세스설계전문가(PMP), TRIZ 전문가 등 각 부문 전문가 40명이 상주하면서 프로젝트 수행팀의 '도우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VIP센터는 올해 제2의 도약을 모색 중이다.
지난 1월 부임한 임형규 기술총괄사장이 가치혁신 이론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반도체 부문까지 VI 확대를 주문했다.
센터 내부적으로도 앞으로는 상품 기획 이전의 선행 단계에까지 가치혁신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VIP센터는 출범 당시 윤 부회장 직속의 전사경영혁신팀 산하였으나 몇차례 조직개편을 거쳐 현재는 기술총괄 소속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