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BUY 코스닥' 실적株 미리 찜하세요

외국인들이 '바이 코스닥'에 나서고 있다.


매수 타깃을 거래소에서 코스닥시장으로 바꾸는 양상이다.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 중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될 조짐이 없고 코스닥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실적호전 기업들 위주의 상승세를 점치면서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천 종목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옥션 주성엔지니어링 탑엔지니어링 서울반도체 LG마이크론 인탑스 등이 자주 오르내린다.


이들은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2분기 실적호전 예상 종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코스닥행 나선 외국인


코스닥지수는 지난주 내내 오름세였다.
주말인 23일에는 장중 한때 49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21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한 외국인들이 코스닥 오름세를 견인했다.


코스닥 순매수 규모는 종종 거래소시장을 웃돌았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주 외국인들의 주요 활동무대는 거래소가 아닌 코스닥이었던 셈이다.


증권업계는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외국인 매수세를 유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을 보면 반도체와 LCD 업체들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 기록이 쏟아졌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의 반도체·IT(정보기술) 관련 업체들이 경기 침체 과정을 거치면서 우량 기업 위주로 재편됐고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업종이 인터넷, 반도체ㆍLCD 장비 및 부품, 휴대폰 부품 등에 몰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시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NHN 레인콤 엠텍비젼 유일전자 웹젠 KH바텍 등 최근 관심의 전면에 부상한 업체들은 모두 이런 범주에 속한다.


단기 테마나 불확실한 재료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실적에 바탕을 둔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 실적호전주 선취매 기회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시장 흐름이 철저하게 실적 위주로 형성되고 있는 점에 비춰 추가 상승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2분기 실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분기에도 실적 호전세가 지속될 종목으로는 먼저 탑엔지니어링 주성엔지니어링 테크노세미켐 등 반도체ㆍLCD 관련주가 꼽힌다.


현대증권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탑엔지니어링은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가량 늘어난 1백6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은 "지금까지 공시된 탑엔지니어링 수주 잔고는 1분기 매출액을 훌쩍 뛰어 넘었다"며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실적에는 못미치겠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천%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인탑스 한성엘컴텍 KH바텍 등 휴대폰 부품주도 2분기 깜짝 실적 예상 종목군으로 분류된다.


인탑스는 2분기 매출이 5백60억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 1분기 대비 20%가량 늘어난 규모다.


대신증권은 "공정관리 능력이 경쟁업체에 비해 우수하고 신소재를 채택한 제품들이 확대돼 인탑스의 외형과 수익이 동반 증가세"라며 "실적 호전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H바텍은 1분기 실적이 다소 기대에 못미쳤지만 2분기에서는 이를 만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증권은 "북미용 휴대폰 신규 모델 판매로 고가형 부품 납품이 늘어나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48%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주 가운데에선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옥션의 약진이 기대된다.


다음은 2분기에 매출 5백억원대에 안착하면서 1백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 광고단가 인상 등도 예정돼 실적은 하반기에도 계속 좋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지난 3분기(1∼3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던 예당엔터테인먼트도 일본 수출과 온라인 게임 실적 호전에 힘입어 2분기 '깜짝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이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어 휴대폰 부품 및 반도체ㆍLCD 장비ㆍ부품업체들이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기술적 지표를 따져볼 때 코스닥지수는 6개월 안에 689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