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7일자) 경제는 어렵고 물가는 불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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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다.우리나라 1분기 물가상승률이 3.3%로 세계 최고수준이었다는 한국은행의 발표도 있었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크게 오른 국제 원자재값이 국내 소비자가격에 전가되고 있는 데다,총선을 앞두고 억눌러온 공공요금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물가급등은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를 더욱 냉각시킬 게 틀림없다.
물가오름세가 지속된다면 지난 2월 이후 모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경기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수도 있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인플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지는 것도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급속한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고,미국 중앙은행(FRB)도 미국 경제 회복세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와함께 물가상승 압력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책이다.경기가 워낙 어려워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정책이나 금리인상은 생각조차 해볼 수도 없는 실정이다.최근의 물가 급등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적 요인이 주요 원인이란 점에서 사실 우리 손으로 어떻해 해 볼 여지가 없다는 점도 딜레마라면 딜레마다.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기침체기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막으려면 주어진 여건하에서라도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원가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현재 적용하고 있는 탄력세율 관세제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 최근 재연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투기를 잡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부동산값 상승은 그 자체만으로 물가 앙등요인이지만 인플레 기대심리를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뚜렷한 인상요인이 없는데도 각종 서비스요금이 덩달아 뛰는 일이 없도록 정책당국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