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눈 치료할 기회달라" ‥ 박지원씨 재판중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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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도 꼭 출석하고 죄값도 치를테니 하나 남은 오른쪽 눈을 잃지 않도록 입원치료할 기회를 달라."
현대비자금 1백5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26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주흥)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왼쪽 눈에 의안을 하고 있는 박 전 장관은 오른쪽 눈에 녹내장이 생겨 올 1월부터 지난 2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외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상태.
지난 23일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낸 그는 이날 재판부에 거듭 치료받을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눈을 안대로 가리고 휠체어에 기댄 채 피고인석에 선 박 전 장관은 필사적이었다.
그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0여분 간 "하나밖에 없는 눈을 살려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30년 전 녹내장으로 왼쪽 눈을 실명하고 의안을 했다는 사실도 스스로 공개했다.
그는 "의안한 사실이 알려질까봐 매년 미국에서 몰래 치료를 받았다"고 털어놓은 뒤 "하나 남은 눈까지 잃으면 어떻게 살겠느냐"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다른 수감자들과의 형평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며 재판을 마쳤다.
다음 재판은 5월17일 오후 2시로 잡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