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 가상기업 교육과정 한국도입 추진 '조벽' 미국 미시간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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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프로그램의 성공은 학생들의 오너십(Ownership)을 얼마나 잘 이끌어 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미국 미시간공대가 운영중인 대학 내 가상기업 교육과정인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을 전수하기 위해 최근 한국에 온 조벽 교수(48)는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돈을 지원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성공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은 취업 후 곧바로 일할 수 있는 현장형 인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초기 자본금 3천만원으로 회사를 가상 설립한 다음 학생들이 경영을 학습하는 것이다.
30명 정도의 학생을 선정한 다음 3,4학년이 대표이사와 이사를 맡고 1,2학년은 부장 이하 일반 사원을 맡아 투자를 유치하고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전략을 세워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미시간공대가 처음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을 때는 지원 대상이 3개팀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7개팀에 이르고 있다.
조 교수는 "기업 측에서 이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GM 등 15개 기업이 연간 4만달러씩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한국에 전수하기 위해 삼성 등을 방문, 초기 지원을 요청했으며 5개 대학과 프로그램 도입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중 3개 대학을 선정,프로그램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한국도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야 한다"며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돼서 하나의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기계공학과 교수로 출발했지만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는 교수들에게 그 해법을 제시해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선진교육 프로그램의 한국전수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그는 뛰어난 교수법으로 미시간공대 역사상 최초로 최우수 교수 상을 두 차례 받았으며 최근에는 교내 유일의 종신 보직인 '옴부즈맨'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명강의 노하우&노와이' 등의 저서와 '새시대 교수법'이라는 교수 대상의 e메일로 고정 팬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조 교수는 서울대 공학교육연구회와 한국가정학회 등에서 강의하고,엔터프라이즈 참여를 위해 기업과 대학을 직접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