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식구만 늘었지 美 경쟁상대론 부족".. 세계경제포럼 분석

유럽연합(EU)이 다음달 1일자로 10개 회원국을 받아들여 덩치를 키우게 됐지만 경쟁력 측면에서는 미국에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세계경제포럼(WEF)이 27일 분석했다. WEF는 이날 EU·미국 경쟁력 보고서를 통해 "EU의 15개 기존 회원국과 10개 신규 가입국을 대상으로 기술혁신 정보화 기업환경 등 8개 부문별 국가경쟁력(7점 만점)을 조사한 결과 EU 25개국의 평균 점수는 4.97로 미국의 5.55보다 크게 뒤졌다"고 밝혔다. ◆북유럽 빼곤 모두가 미국보다 열등=EU 회원국 경쟁력 평가에서 핀란드는 5.80으로 1위에 올랐고,덴마크(5.63)와 스웨덴(5.62)은 각각 2,3위를 차지해 북유럽 강소국(强小國)들의 높은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적 약자 보호와 정보통신 네트워크 등의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북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어떤 나라도 국가 경쟁력에서 미국을 앞서지 못했다. 영국(5.30)도 미국보다 뒤지는 점수로 EU 회원국 중 4위에 올랐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은 중위권을 밑도는 점수을 얻어 전체 경쟁력 저하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선진 7개국(G7)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는 경쟁력 지수가 신규 가입국인 에스토니아와 슬로베니아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U,기업 환경이 열악하다=EU 회원국들은 경제성장의 핵심 요소로 지목되는 기술혁신과 연구개발(R&D),기업환경 등의 분야에서 미국보다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법과 제도적 토양도 열악했다. 독일의 경우 각종 규제가 심해 기업가를 양산해 내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WEF는 지적했다. 오구스토 로페즈 클라루소 WE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0년 EU 정상들이 포르투갈 리스본에 모여 오는 2010년까지는 역동적인 지식기반 경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작업은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6년 내 EU가 국가 경쟁력에서 미국을 앞지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WEF는 EU가 리스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R&D 환경을 개선하고 △보다 강력한 정보사회를 발전시키며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