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재고 '눈덩이' ‥ 작년 45% 급증 275만섬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따라 의무수입물량(MMAㆍ국내 쌀 소비량의 4%) 방식으로 들여오는 수입쌀의 재고량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2백75만섬에 달해 올해 쌀시장 개방 재협상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림부는 작년 10월말 현재 MMA 재고 물량은 2백74만9천섬으로 전년(1백89만6천섬)보다 44.9% 급증했다고 27일 밝혔다. MMA 수입쌀의 재고량은 △1998년 39만5천섬 △99년 47만9천섬 △2000년 93만1천섬 △2001년 1백36만8천섬 등으로 해마다 급증세를 보였다. 이같은 재고량 증가는 95년 UR협정 발효 이후 매년 MMA가 늘어난 반면 주정용이나 과자 재료 등 가공용으로 용도가 지정된 수입쌀 소비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지난해 MMA 쌀을 중심으로 재고미를 사료용으로 사용할 것을 검토하는 등 용도 확대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과 쌀 협상을 벌이게 될 미국 중국 등 협상 대상국들이 수입쌀 재고량 증가를 수입쌀 시판 허용을 요구하는 근거로 내세울 공산이 크다. 실제로 미국은 한ㆍ미 통상현안 점검회의 등을 통해 MMA 쌀의 용도제한을 풀어줄 것을 수차례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고 쌀을 관리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 외국과의 쌀 협상이 아니더라도 정부는 재고 쌀을 줄여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한국처럼 쌀 관세화를 유예하는 대신 MMA 쌀을 수입했던 일본도 수입쌀 재고량을 관리하지 못해 결국 99년 관세화를 통해 쌀 시장을 개방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입쌀의 사용 용도를 일반 소비용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며 "수입쌀 재고량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재고 쌀 중 일부라도 북한에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