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차폭발 대참사] (구호회담과 향후 전망) 100만弗 우선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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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은 27일 개성에서 용천폭발사고 구호물자 전달을 위한 회담을 가졌으나 육로를 통한 수송과 의료진 파견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북측이 남측의 구호물자 육로수송과 의료진 파견에 난색을 표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취약한 경제ㆍ의료실정을 남한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회담 결과와 전망 =이날 회담에서 남측은 긴급구호품과 의료품 전달계획을 설명하고 응급의료진을 피해지역에 파견하겠다고 제의했다.
또 용천 피해참사 구호와 복구를 위해 건설자재와 임시주거용 컨테이너, 천막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측은 "충분한 의료진이 이미 파견돼 있고 긴급의약품과 생활필수품은 기본적으로 해결되고 있다"면서 필요한 건설 자재ㆍ장비와 교구 등을 적시하며 제공을 요청했다.
남측의 기술인력 지원의사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시급한 인명 구조보다는 복구에 힘을 쏟겠다는 취지다.
정부 당국자는 "국내 재고물량, 수요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계부처 협의후 이른 시일 내 우리의 입장을 북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 28일 정오 첫 구호물자 출항 =정부는 이날 저녁 세종로 청사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첫 구호물자를 28일 낮 12시 인천항에서 출발시키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생활필수품 긴급구호품 의약품 등 정부가 최근 지원을 결정한 1백만달러 상당의 구호물자를 인천~남포간 해로로 수송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인천~남포항 정기운항 선박인 '트레이드 포천'호가 기상악화로 27일 오후까지 남포항을 출발하지 못해 구호물자 수송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한진 소속의 1천5백34t급 '한광호'를 긴급 확보, 구호물자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 미국 대북지원 의미 =미국은 26일(현지시간)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현금 10만달러를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미국은 정치적인 문제에 관계없이 재난에 대한 모든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한다"며 "필요하다면 북한인들과 협력하도록 구급의료 전문가팀은 물론 의료장비와 의료품들도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미국의 지원은 인도주의와 외교관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게 외교가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은 지난 95년 9월에도 정부차원에서 처음으로 수해를 입은 북한에 2만5천달러를 지원, 1차 핵위기를 풀어나간 경험이 있다.
미국은 이번 지원을 통해 북핵위기로 경색된 북ㆍ미간 긴장관계를 완화시키고 북한을 6자회담 협상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등 국제사회의 구호 손길이 답지하고 있어 북한사회의 대외인식 전환과 개방ㆍ개혁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