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연료전지차, 美정부 시범사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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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정부로부터 미래형 자동차의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차세대 첨단 자동차 기술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국책사업 참여로 연료전지 기술을 선점할 수 있게 돼 향후 차세대 환경 친화 자동차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연료전지 기술 표준화 및 법규 제정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혜택까지 누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태원 현대차 연료전지개발팀 부장은 "이번 시범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차세대 자동차 기술 분야에서 GM 포드 도요타 등 메이저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연료전지차 기술력 확보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개발을 마친 수소 연료전지차(투싼)는 성능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번 충전(수소연료)으로 3백㎞를 주행할 수 있는 데다 연료의 특성상 가장 어렵다는 '냉(冷)시동' 문제까지 해결,영하 10도에서도 시동이 걸리도록 했다.
냉시동 시스템을 실용화한 메이커는 현대·기아차와 일본의 혼다 정도다.
연료 효율은 기존 가솔린 엔진에 비해 2배 가량 뛰어나다.
자동차의 힘을 나타내는 출력은 80kW까지 낼 수 있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약 1백6마력에 해당하는 힘이다.
이 정도 성능이면 신뢰성만 확보한다면 상용화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연료전지차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한 것은 2000년부터 미국 유티시퓨얼셀과 역할 분담을 통해 관련 기술을 축적한 덕분이다.
현대·기아차는 전기모터 시스템쪽을,유티시퓨얼셀은 연료전지 및 전기발생 보조장치 부분을 각각 개발해왔다.
유티시퓨얼셀은 1964년부터 아폴로 우주선 및 우주 왕복선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해온 회사다.
현대·기아차는 대체연료 환경자동차 분야 중 하이브리드자동차(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동력원을 이용)부문에서는 선진 메이커와 경쟁할 수 있는 핵심 기술 축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자동차보다 선진적인 연료전지분야에 전략적으로 연구개발을 집중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연료전지차 시범사업 계획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연료전지 차량 개발 및 제작비용의 50%를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상세 예산은 미국 에너지부와 앞으로 2개월 동안 협의를 통해 확정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지원은 연료전지를 실용화하기 위해 총 12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약속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할 목적으로 세계 유수 자동차 메이커의 연료전지차 시범사업을 돕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5년간 '투싼 연료전지 자동차' 30대를 미국 주요 도시에 투입해 시범 운행에 나서게 된다.
이 회사는 시범 운행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양산 가능한 상품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